50대 이후 여성에서 주로 발생하는 자궁내막암이 20·30대 사이에서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기적인 검사 등 젊은 여성층의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생리 기간이 아닌데 갑자기 부정출혈이 있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전문가는 강조했다.
자궁내막은 태아가 착상되는 자궁의 가장 안쪽 벽을 구성하는 조직으로, 생리할 때 탈락돼 혈액과 함께 나오는 부위이기도 하다. 자궁내막암이란 바로 이 자궁내막에서 생긴 암이며, 자궁체부(몸통)에서 생기는 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궁내막암이 증가하는 원인으론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첫째 임신이나 출산을 하지 않은 여성의 수가 늘고 이와 함께 이른 초경, 늦은 폐경으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서구화된 식생활 문화에 따른 비만 인구의 증가다. 비만 환자의 지방조직에서 여성호르몬 생성이 늘면서 폐경 전후 여성들의 자궁내막암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당뇨병,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는 경우에도 자궁내막암 위험이 커진다.
송용상 명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내막암 환자의 약 80%가 질 출혈 증상을 보인다. 특히 폐경 후 질 출혈이 있는 경우엔 15∼25%가 자궁내막암과 관련이 있다”며 “폐경 전이라도 생리가 매우 불규칙하거나 다낭성 난소질환, 비만인 경우 질 출혈이 있을 땐 자궁내막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젊은 자궁내막암 환자 중 자궁 절제 및 제거 수술에 대한 부담과 조기 폐경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라며 “자궁내막암 초기 가임기 여성은 수술로 인한 조기 폐경의 부작용을 고려해 선택적으로 난소를 보존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자궁내막암의 표준 치료법은 수술이다. 자궁내막암 수술을 시술한 땐 림프절을 절제하게 되는데 신경이나 미세혈관, 요관 등 주변 구조물의 손상을 최소화해야 합병증이 적다. 이를 위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한 로봇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을 활용한다.
송 교수는 “자궁내막암은 자궁경부암처럼 효과적인 선별 검사나 백신이 아직 없지만, 초기에 질 출혈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어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면서 “가임기 여성 중 생리 주기도 아닌데 출혈이 있거나 폐경 여성 중 질 출혈이 있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하며,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 연 1회 이상 산부인과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 건강을 살펴야한다”고 조언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