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여성 ‘이 암’ 크게 늘었다… “부정출혈 있다면 의심”

20·30대 여성 ‘이 암’ 크게 늘었다… “부정출혈 있다면 의심”

20·30대 유병률 20년 새 3배 이상 증가
“생리 주기 외 출혈·불규칙 생리 있다면 진료 필요”

기사승인 2023-09-19 10:53:47
사진=픽사베이


50대 이후 여성에서 주로 발생하는 자궁내막암이 20·30대 사이에서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주기적인 검사 등 젊은 여성층의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특히 생리 기간이 아닌데 갑자기 부정출혈이 있다면 반드시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고 전문가는 강조했다.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자궁내막암 환자는 지난 2013년 9638명에서 2022년 2만101명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이 같은 증가세로 2020년 국내 여성에게 가장 많이 발생하는 10대 암 중 8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히 20·30대 젊은 자궁내막암 환자는 20년 새 3배 이상 늘었다. 국가검진사업과 백신 접종을 통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는 자궁경부암과는 대조적이다.

자궁내막은 태아가 착상되는 자궁의 가장 안쪽 벽을 구성하는 조직으로, 생리할 때 탈락돼 혈액과 함께 나오는 부위이기도 하다. 자궁내막암이란 바로 이 자궁내막에서 생긴 암이며, 자궁체부(몸통)에서 생기는 암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궁내막암이 증가하는 원인으론 크게 두 가지가 꼽힌다. 첫째 임신이나 출산을 하지 않은 여성의 수가 늘고 이와 함께 이른 초경, 늦은 폐경으로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노출 기간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서구화된 식생활 문화에 따른 비만 인구의 증가다. 비만 환자의 지방조직에서 여성호르몬 생성이 늘면서 폐경 전후 여성들의 자궁내막암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당뇨병, 다낭성 난소 증후군이 있는 경우에도 자궁내막암 위험이 커진다.

송용상 명지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내막암 환자의 약 80%가 질 출혈 증상을 보인다. 특히 폐경 후 질 출혈이 있는 경우엔 15∼25%가 자궁내막암과 관련이 있다”며 “폐경 전이라도 생리가 매우 불규칙하거나 다낭성 난소질환, 비만인 경우 질 출혈이 있을 땐 자궁내막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젊은 자궁내막암 환자 중 자궁 절제 및 제거 수술에 대한 부담과 조기 폐경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큰 게 사실이다”라며 “자궁내막암 초기 가임기 여성은 수술로 인한 조기 폐경의 부작용을 고려해 선택적으로 난소를 보존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자궁내막암의 표준 치료법은 수술이다. 자궁내막암 수술을 시술한 땐 림프절을 절제하게 되는데 신경이나 미세혈관, 요관 등 주변 구조물의 손상을 최소화해야 합병증이 적다. 이를 위해 정교한 수술이 가능한 로봇수술이나 복강경 수술을 활용한다.

송 교수는 “자궁내막암은 자궁경부암처럼 효과적인 선별 검사나 백신이 아직 없지만, 초기에 질 출혈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어 조기 발견이 가능하다”면서 “가임기 여성 중 생리 주기도 아닌데 출혈이 있거나 폐경 여성 중 질 출혈이 있다면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하며, 증상이 없더라도 최소 연 1회 이상 산부인과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 건강을 살펴야한다”고 조언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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