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초등학교 ‘민원 챗봇’ 도입…교권 침해 막는다

서울 초등학교 ‘민원 챗봇’ 도입…교권 침해 막는다

기사승인 2023-09-19 14:50:08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연합뉴스

교사들을 악성 민원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서울시내 모든 초등학교에 24시간 민원 상담 챗봇이 도입된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9일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교육활동 보호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서이초 사건 이후, 학교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대부분 교사 혼자 감당한다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교사를 보호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0년 코로나19로 잠시 감소했던 교육활동 침해 건수가 지난해 403건으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침해유형은 학생‧학부모에 의한 모욕과 명예훼손 침해가 53.2%로 가장 많았다.

자발적 교사 모임인 인디스쿨 정책TF팀도 연구보고서를 통해 교사들이 사기업 앱 58.3%, 학교 전화 51.8%, 개인 휴대전화 39.3%, 안심번호(투폰, 업무폰) 23% 등 다양한 경로로 민원에 노출됐다고 밝혔다. 교사들은 반복민원과 악성민원을 걸러낼 수 있는 단계적 민원처리시스템과 사전에 허가되지 않은 외부인의 학교 방문 차단을 제안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반영했다. 학부모 민원을 줄이기 위한 ‘민원 상담 챗봇’은 오는 12월부터 시범 운영 후 내년 3월 모든 학교에 도입될 예정이다. 민원 챗봇은 수업종료 시간 등 단순·반복 문의를 24시간 응대한다. 챗봇으로 처리할 수 없는 사항은 ‘콜센터 1396’ 상담원과의 전화 및 1대 1 채팅으로 처리한다. 학교별 단순 문의는 학교 홈페이지와 연계해 처리한다.

다양한 경로로 발생하는 ‘악성 민원’ 방지를 위해 내년까지 서울 모든 초등학교에 녹음 가능한 전화를 100% 구축한다. 이를 위해 사업비 30억원을 지원한다.

학교에 방문할 때는 학교별 카카오 채널에 있는 ‘사전 예약 시스템’으로 예약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절차는 ‘사전 예약→예약 승인→QR코드 인식→인솔자 동행 입실→면담실 방문→인솔자 동행 퇴실’ 등 6단계로 나눠 진행된다. 올해 11월부터 시범 운영한 뒤 내년 9월부터 희망학교에 전면 시행한다.

학부모 폭언·폭행 등을 막기 위해 상담 공간에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지능형 영상감시시스템’이 설치돼 상담 과정을 녹화한다. 위험 상황 발생 시 학교 보안관과 관리자에게 즉시 통보된다. 면담실은 교육활동 공간과 분리되고, 방문 대기실 등도 설치된다. 이 시스템은 12월부터 시범 운영 후 확대 설치한다.

또 교사가 교실에서 위험한 상황에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비상벨 시스템’을 2026년까지 도입한다. 교사가 교실 안 문제 행동 학생을 혼자 감당할 수 없을 때 벨을 누르면 다른 교사들의 조력을 받게 된다.

조희연 교육감은 “교육활동 보호 강화 방안이 실질적으로 선생님들께 가닿을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라며 “교육감 직속 (가칭)교육활동 보호 추진단을 운영해 꾸준히 현장을 모니터링하고 종합대책을 보완하고 후속 추진 과제를 발굴하겠다”라고 말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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