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23일 개막한다. 이번 대회에선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서, 게임 이용자를 넘어 일반 시민들까지 관심을 두고 있다. e스포츠 경기를 보기 전에 꼭 알아두면 좋은 점을 쿠키뉴스가 모아봤다.
첫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 규모와 시청 방법은?
이번 대회에서 e스포츠 종목에 출전하는 선수는 484명이며 참가 국가는 30개국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도타 2’, ‘리그 오브 레전드(LoL)’. ‘몽삼국 2’, ‘배틀그라운드 모바일(화평정영)’, ‘스트리트 파이터 5’. ‘왕자영요(아레나 오브 발러)’, ‘FC 온라인’ 총 7개 게임이 e스포츠 세부 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은 이 중 LoL,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 파이터 5, FC 온라인 4개 종목에 15명이 출전하며, 출전하는 전 종목에서 금메달을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다만 도타 2와 왕자영요는 인력 부족 문제가 있었고, 몽삼국 2는 국내에 출시되지 않은 게임이었다. 그래서 해당 종목에는 선수단을 파견하지 않는 것으로 최종 결정됐다.
e스포츠는 오는 24일을 시작으로 다음 달 2일까지 진행된다. 모든 세부 종목은 항저우 e스포츠 센터에서 경기를 치른다. 지상파 3사와 TV조선은 경기를 중계하지 않지만, SPOTV에서 독점 중계를 진행한다. 중계 종목은 LoL과 FC 온라인이다. LoL 해설에는 e스포츠계의 전설 전용준 캐스터가 나서며, ‘클템’ 이현우, ‘노페’ 정노철도 해설위원으로 함께한다.
지난 아시안게임과 다른 점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e스포츠가 시범 종목에 그쳤다. 당시 LoL을 비롯해 ‘스타크래프트 2’, ‘클래시 로얄’, ‘PES 2018’, ‘하스스톤’이 세부 종목으로 존재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LoL을 제외하고 모두 삭제됐다. 대신 도타 2와 몽삼국 2,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스트리트 파이터 5, FC 온라인이 추가됐다.
한국 국가대표는 어떤 기준으로 뽑았나?
LoL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선수를 차출했다. FC 온라인과 스트리트 파이터 5는 선발전을 진행했다. LoL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에 한국e스포츠협회에서 국가대표 예비 후보 10인을 차출했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대회가 연기되며 지난 5월에 최근 2년 성적을 반영한 선발 명단이 다시 발표됐다.
지난해에는 해외에서 활동한 선수들이 선발되지 않았지만 올해에는 ‘중국 LoL 프로리그(LPL)’ 징동 소속의 ‘룰러’ 박재혁과 ‘카나비’ 서진혁이 최종 엔트리에 합류했다. 이들은 LPL과 ‘2023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MSI)’를 모두 우승하면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지난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했던 ‘페이커’ 이상혁과 박재혁이 다시 선발된 점이 눈에 띈다. 이들이 이번 대회에서는 금메달을 획득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편 지난 대회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중국은 EDG 소속의 ‘메이코’ 텐예를 대표팀에 재선발했다.
e스포츠 스타 이상혁은 어떤 사람인가?
프로게이머는 대체로 활동 수명이 짧지만, 이상혁은 데뷔 10주년을 맞이할 때까지 최고의 기량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살아있는 전설이다. 롤드컵 3회, MSI 2회, LCK 10회 우승이라는 LoL 역사상 가장 뛰어난 우승 경력을 가지고 있으며, 가장 오래된 현역 선수이기도 하다.
이상혁은 최근 2년간 국내에서도 굵직한 성적을 써내려갔다. ‘2022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우승, ‘2022 MSI’ 준우승, ‘2022 LCK 서머’ 준우승, ‘2022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준우승, ‘2023 LCK 스프링’ 준우승, ‘2023 MSI’ 3위, ‘2023 LCK 서머’ 준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우고 있다.
다만 그는 최근 손목 부상으로 2023 LCK 서머를 한 달쯤 결장했다. 이때 이후로 실력이 잘 회복되지 않고 있다. 최근 평가전을 본 전문가들은 이상혁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주전으로 뛰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대신 LCK 3연패를 달성하며 현시점 최고 기량을 뽐내고 있는 젠지e스포츠 소속 ‘쵸비’ 정지훈이 출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대회에서 LoL을 관전하며 참고해야 할 점은?
이번 대회의 조별 리그는 단판제로 진행되기에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중국과 함께 2강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국은 지난 6월 열린 ‘로드 투 아시안 게임(RDAG)’에 불참해 8강 시드를 받지 못하고 조별예선을 거쳐야 한다. 한국은 A조다. 홍콩, 카자흐스탄과 한 팀에 묶였다. 다만 두 팀 모두 전력이 한국에 비해 약한 만큼 무난히 8강에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
8강부터 진행되는 토너먼트 라운드에서는 라이엇 게임즈 주관 국제대회(롤드컵, MSI)나 국내대회(LCK)의 5판 3선승제와는 다르게 모두 3판 2선승제로 진행된다.
또한 지난 6월14일 본 서버에 적용됐던 13.12 패치로 대회가 진행된다는 점도 특이하다.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나라들은 해당 패치 버전을 구하지 못해 연습을 못 하고 영상만 시청하는 등 한창 혼란을 겪기도 했다. 다행히 한국은 한국e스포츠협회의 재빠른 대처로 해당 패치를 구해 연습했고, 지난 11일과 12일에 열린 평가전도 소화했다.
해당 패치로 국내대회가 진행됐을 당시 핵심 아이템은 ‘스태틱의 단검’이었다. 전문가들은 해당 아이템을 통해 빠른 라인 클리어를 진행하고 운영상의 이점을 가져가는 게 핵심 플레이가 될 것이라 예상하고 있다.
이번 대회만을 위해 제작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아시안게임 버전이 있다는데?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운영하는 크래프톤은 ‘아시안게임 전용버전’을 개발했다. 해당 버전은 대인 사격 요소를 제외했다는 점이 정식 버전과의 제일 큰 차이점이다. 마지막 1명까지 살아남는다는 배틀로얄 전투 콘셉트는 사라지고, 4명이 한 팀으로 구성돼 운전과 사격실력을 겨루는 흡사 철인 경기 형태가 됐다.
대인 사격이 빠진 이유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게임 업계에서는 이번 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서 “아시안게임은 국가 간 친선을 도모하는 행사다. 이를 저해할 수 있는 대인 사격 요소를 빼자”고 제안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게임의 방식이 전혀 달라졌음에도 한국의 기세는 여전하다. 최근 미디어데이에서 윤상훈 감독은 “로드 투 아시안게임 기준 중국의 기록(54분 31초)을 연습 과정에서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스트리트 파이터 6’가 나왔는데 스트리트 파이터 5가 정식 종목에 올랐을까?
스트리트 파이터 6는 지난 7월28일에 출시됐음에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개별 국가의 국가대표 선발 시점이 대체로 지난해 상반기였기 때문이다. 때문에 스트리트 파이터 5는 과거 버전의 게임임에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은 지난해 4월10일과 16일 양일간 선발전을 진행했으며, ‘리자드’ 김관우, ‘코기’ 연제길이 우승해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대표팀은 합숙 훈련 기간에 스파링 파트너를 구해 게임 감각을 유지하는 데 매진했다.
FC 온라인은 생소한 이름의 게임인데?
일렉트로닉아트(EA)는 FIFA와의 라이센스 계약 만료로 인해 기존 ‘FIFA 23’ 등의 게임 명칭을 FC라는 프랜차이즈로 통합 변경했다. 한국에서 넥슨에 의해 서비스되고 있는 ‘FIFA 온라인 4’가 명칭을 변경한 것이 FC 온라인이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