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엇 게임즈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게임을 모르는 사람도 적어도 한 번은 들어봤을 이름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전 세계에서 제일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온라인 게임이기 때문이다.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LoL이 세부 종목으로 포함된 것은 놀랍지 않은 사실이다.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만큼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게임이 다소 복잡한 만큼 입문이 어렵다는 목소리도 다수다. 그런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LoL을 들어는 봤는데 볼 줄 모르는 당신을 위한 시청 가이드. 게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만 알 수 있다면, 이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LoL 국가대표팀을 응원하기 훨씬 편해질 것이다. 축구를 할 줄 몰라도 규칙만 대충 알면 볼 수 있지 않은가. LoL도 똑같다.
‘소환사의 협곡’에서 벌어지는 혈투…‘타워’와 ‘억제기’를 밀고 ‘넥서스’를 깨부수면 이긴다
경기는 전장의 일종인 소환사의 협곡에서 펼쳐진다.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듯, 협곡에서는 전투를 펼친다. 각 5인의 선수로 구성된 레드팀과 블루팀이 165개 종류(23일 기준)의 챔피언 중 ‘밴(금지)’이 된 10개 챔피언을 제외하고 하나씩 골라 출전한다.
규칙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최종 목표인 상대팀 넥서스를 파괴하면 경기가 끝난다. 협곡에는 탑·미드·바텀이라고 불리는 3개의 ‘라인’이 존재한다. 각 라인에는 3개의 공격 타워와 억제기가 순서대로 배치돼 있으며, 최후방에는 넥서스를 지키는 두 개의 공격 타워, 속칭 ‘쌍둥이 타워’가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물은 기본 공격을 통해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스킬은 통하지 않는다.
챔피언만 싸우지 않는다
각 넥서스에서는 상대 진영을 공격하기 위해 ‘미니언’이 생성된다. 미니언은 근거리, 원거리, 대포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상대 억제기를 부수면 우리 진영에서 일정 시간 동안 체력과 공격력이 상당히 많은 ‘슈퍼 미니언’이 등장하기도 한다.
선수들은 각자 어떤 역할을 하나
탑 라이너: 상대적으로 한적한 탑 라인에서 진득하게 상대 선수와 실력을 겨루는 포지션이다. 탑 라이너들은 체력이 많아 아군 대신 상대 공격을 맞아줄 수 있는 ‘탱커’ 챔피언, 준수한 공격력과 방어력을 갖춘 ‘브루저’ 챔피언 등을 주로 픽한다. 교전 시에는 팀의 선봉에 서서 상대에게 싸움을 거는 역할도 맡는다.
정글러: 협곡에는 3개의 라인 사이사이에 ‘정글’이라는 지역이 있다. 이곳에서는 일정 시간마다 정해진 위치에 ‘몬스터’가 소환된다. 라인에 가지 않고 정글에서 사냥하며 성장하는 이를 정글러라고 부른다. 경기 초반엔 각 라인에 침투해 아군 라이너와 함께 교전을 이끈다. 정글러들은 경기 초반부터 협곡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기동성이 좋은 챔피언이나 상대에게 군중제어기(CC기)를 걸기 좋은 챔피언 등을 선택한다. 경기 중후반에는 ‘용’과 ‘바론’ 등 버프를 제공해 전력 향상에 핵심이 되는 ‘오브젝트’를 ‘강타’라는 ‘스펠(주문)’을 사용해 사냥하는 데 앞장선다.
미드 라이너: 길이가 가장 짧은 미드 라인에 서는 선수다. 협곡의 가운데에서 플레이하기 때문에 탑·바텀·정글에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다. e스포츠 스타 ‘페이커’ 이상혁의 포지션도 미드다. 미드 라이너들은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데미지를 가하는 ‘암살자’ 챔피언이나 ‘마법사’ 챔피언 등을 주로 다루는 경향이 있다.
원거리 딜러: 서포터와 함께 바텀 라인에 서는 선수다. 원거리에서 지속적으로 기본 공격과 스킬을 통해 데미지를 넣는 챔피언이 주로 선택된다. 원거리 딜러는 미드 라이너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일종의 공격수다. 교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힘을 발휘한다. 기본 공격이 강력한 만큼 공성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서포터: 원거리 딜러는 후반에 강력하지만, 초반에는 매우 약하다. 원거리 딜러를 보호하고 성장을 이끄는 것이 서포터의 역할이다. 서포터와 원거리 딜러는 묶어서 ‘바텀 듀오’라고 부르기도 한다. 팀을 보호하기에 알맞게 체력이 높고 단단한 챔피언이나 아군의 체력을 회복시키는 챔피언, 상대 딜러를 물 수 있는 챔피언 등을 다룬다.
선수들은 어떻게 성장할 수 있나, 아니면 상대의 성장을 방해할 수 있나
탑·미드·바텀라이너는 미니언을 사냥하며 골드와 경험치를 얻는다. 정글러는 앞서 설명한 대로 정글에서 몬스터를 사냥한다. 상점에서는 미니언과 몬스터를 잡으며 번 골드를 지불해 능력치를 강화하는 아이템을 구매할 수 있다.
미니언 사냥 과정에서 상대 챔피언과 교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크고 작은 싸움에서 승리하고 전략적인 운영을 시도해 상대 선수와의 성장 격차를 빠르게 벌리는 것이 승리의 핵심 조건이다. 강해지면 상대 전력을 쉽게 누를 수 있는 만큼, 타워도 손쉽게 철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했던 용과 바론을 사냥해 버프를 얻고 전력을 향상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이 오브젝트를 차지하기 위한 교전은 대부분의 경우 필히 벌어진다.
용과 바론은 어떤 효과가 있나
용은 협곡의 남동쪽에 게임 시작 5분 뒤 소환된다. 처치 후 5분이 지나면 부활한다. 용은 바람(이동속도)·대지(방어력과 마법저항력)·화염(공격력과 주문력)·바다(체력 회복)·마법공학(스킬 가속과 공격 속도)·화학공학(강인함, 체력과 보호막 효과 증대) 중 하나의 속성을 띄고 있는데, 각 속성에 따라 선수들이 얻을 수 있는 버프도 제각각이다. 두 번째 용까지는 다른 속성의 용이 나오지만, 3번째 용부터는 같은 속성의 용만 나온다. 또한 3번째 용부터 협곡의 지형이 해당 용의 속성에 맞게 변화한다.
한 팀이 용을 4마리째 처치했을 때는 속성에 따른 버프가 극대화된 ‘영혼’ 효과를 얻는다. 또한 이 다음부터는 특정 속성의 용이 아닌 ‘장로 용’이 등장한다. 장로 용은 다른 용보다 사냥하기 월등히 어렵다. 처치하면 2분30초동안 압도적으로 강력한 버프를 지니게 된다. 상대를 공격하면 고정 피해를 입히고 체력이 20% 이하인 적을 즉시 처지한다.
바론은 ‘내셔 남작’이라고도 불린다. 3분 동안 많은 골드와 함께 공격력과 주문력을 크게 올려준다. 챔피언 뿐만 아니라 미니언에게도 강화 효과를 부여한다. 또한 귀환 속도를 더욱 빠르게 만들어 준다.
바론이 나타나기 전, 게임 시작 후 8분부터 등장하는 ‘전령’은 일종의 미니 바론이다. 처치하면 ‘전령의 눈’을 얻을 수 있다. 전령의 눈을 사용하면 전령이 소환된다. 소환된 전령은 상대 포탑에 돌진해 파괴하는 역할을 한다. 바론과 동일하게 귀한 속도를 빠르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선수들은 어떻게 플레이를 하나
마우스로는 오른쪽 키로 이동, 왼쪽 키로 기본 공격을 한다.
키보드로는 Q(스킬), W(스킬), E(스킬), R(궁극기)을 눌러 스킬을 활용한다. D과 F를 누르면 스펠을 활용할 수 있다. 점멸은 대부분의 경우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스펠이다. 이외에도 유체화·회복·방어막·탈진·총명·순간이동·강타·점화·정화 등 다양한 종류의 스펠이 존재한다.
1부터 7까지의 숫자 키를 이용해 전투에 유용한 액티브 아이템을 사용하기도 한다.
캐스터와 해설이 시도 때도 없이 외칠 단어들을 알아보자
- 우물·집: 게임이 시작되면 각 팀의 진영에서 챔피언이 소환된다. 그곳을 소환사의 제단이라고 부르는데, 짧게는 우물 또는 집이라고 부른다. 이곳에는 아이템 상점이 존재하며 체력과 마나를 급속도로 회복할 수 있다. 적이 칩입하면 강력한 레이저를 발사해 순식간에 죽인다.
- 한타: 대규모 교전을 말한다.
- 리쉬: 정글러가 첫 몬스터를 잡을 때, 라이너가 해당 몬스터를 같이 공격해 주는 행위다.
- 카정: 상대 진영의 정글에 침입해 몬스터를 몰래 잡거나 상대 정글러를 위협하는 행위다.
- 갱킹: 정글러가 특정 라인에 개입해 수적 우위의 싸움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 로밍: 라이너의 다른 라인에 개입해 싸움을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 CS: 미니언이나 몬스터 등을 사냥한 개수를 말한다.
- CC: 군중제어기를 뜻한다. 챔피언의 이동이나 시야 확보, 스킬 사용 등을 일시적으로 제한한다.
- 막타: 미니언이나 몬스터, 챔피언은 꼭 마지막 공격으로 처치를 해내야 이득을 본다. 그걸 막타라고 한다.
- 강타 싸움: 정글 몬스터의 막타를 걸고 양 팀의 정글러가 심리전을 하는 것을 말한다.
- 펜타킬: 한 선수가 홀로 상대 선수 5명을 모두 잡아낸 상황을 말한다.
- 오브젝트: 용과 전령, 내셔 남작(바론), 전령 등의 거대 몬스터를 말한다. 처치하면 특정 버프를 가져다준다.
- GG: ‘굿 게임’의 준말. 해설과 캐스터는 경기가 끝날 때마다 이 단어를 외친다.
- 룬: 일종의 기본 패시브 능력이다. 게임 시작 전에 선택할 수 있다.
- 인베: 미니언과 몬스터가 생성되기도 전에 상대 정글로 난입하는 것을 말한다.
- 캐리: 게임을 승리로 이끈 것을 말한다. 흔히 “내가 캐리했다”는 등의 문장에 쓰인다.
- 스노우볼링: 얻은 이득을 바탕으로 상대와의 성장 격차를 더욱 크게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 스플릿 푸시: 인원을 분배해 동시에 여러 라인을 압박하는 전략적 플레이다.
- 백도어: 적을 상대하지 않고 적의 건물을 파괴하는 것을 말한다.
- 파밍: 사냥과 같은 뜻이다.
- 딜교환: 라인전에서 데미지를 서로 주고 받는 행위를 뜻한다.
- 라인 푸시·클리어·프리징: 미니언 수를 조정해 라인을 밀고, 없애고, 얼린다는 뜻이다.
- 타워 허그·다이브: 타워를 끼고 싸우는 것과 들어가 싸우는 것을 뜻한다.
- 이니시에이팅: 한타를 개시하기 위해 상대를 걸고 넘어지는 행위를 뜻한다.
- 존야: ‘존야의 모래시계’라는 아이템의 준말로, 일정 시간 동안 금색 빛을 띄는 물체로 바뀐다. 이 시간 동안은 어떤 공격을 할 수도, 받을 수도 없다.
- 카이팅: 원거리 딜러가 기본 공격의 사정거리 만큼 간격을 벌리며 공격, 이동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아시안게임, 확정된 일정과 중계 채널은
LoL 경기는 오는 25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이후 경기 결과에 따라 27일 8강, 28일 준결승, 29일에 동메달 결정전과 결승전이 예정돼있다. ‘제우스’ 최우제(T1), ‘카나비’ 서진혁(징동), ‘페이커’ 이상혁(T1), ‘쵸비’ 정지훈(젠지), ‘룰러’ 박재혁(징동), ‘케리아’ 류민석(T1)이 출전한다.
SPOTV에서 독점 중계를 진행한다. 해설에는 e스포츠계의 전설 전용준 캐스터가 나서며, ‘클템’ 이현우, ‘노페’ 정노철도 해설위원으로 함께한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