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정 “펄어비스, 공용컴퓨터로 공짜 야근”…사측 “시정 완료”

류호정 “펄어비스, 공용컴퓨터로 공짜 야근”…사측 “시정 완료”

“주 52시간 근무제 우회” 지적

기사승인 2023-10-11 06:00:31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를 상대로 질의하는 류호정 정의당 의원. 류호정 의원실

‘검은사막’ 개발사로 유명한 펄어비스가 공용컴퓨터를 통해 주 52시간 근무제를 우회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10일 문화체육관광부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를 상대로 공용컴퓨터를 통한 주 52시간 근무제 우회에 대해 질의했다.

류 의원은 펄어비스 내부 제보를 근거로 “초과 근무를 없애겠다고 PC-off(업무 시간이 아닐 때 PC를 자동 종료시키는 시스템) 제도를 운용하니까, 근무 시간 외에는 서브컴퓨터나 공용컴퓨터를 사용해 일하도록 하고 있다”고 발언하며 “이게 단순 초과 근무보다 더 나쁜 이유는 근무 시간이 기록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의원실에 보고할 때는 ‘장시간 노동, 공짜 노동, 만성적 야근: 개선 완료’라고 보고해 놓고 뒤에서 꼼수를 부렸다. 이는 노동 환경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펄어비스는 류호정 의원실에 ‘류호정 의원 지적에 따른 펄어비스 노동 환경 개선 노력 보고’를 전달했다. 해당 보고서에는 피해 노동자들의 제보와 근로감독을 통해 드러난 잘못된 관행을 개선한 결과가 담겨있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 류호정 의원실

허 대표는 “사내 공용 PC를 통해 PC-off 제도를 우회하는 방법이 있다는 걸 제보를 통해 알게 됐다”고 밝히면서도 “공용 PC의 관리를 강화했고, 해당 업무에 대한 수당을 최근 정산해 지급했다”고 시정 상황을 공유했다. 또한 “여전히 문제를 다 개선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송구하다”고 자세를 낮췄다.

류 의원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게임 업계 노동자들과의 만남을 제안했다. 류 의원은 “장관들이 기업 대표들은 자주 만나는데, 이렇게 일하는 사람을 만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이 많다”며 “‘오징어잡이배’라 불릴 만큼 장시간 노동이 만연한 게임업계 노동자와 만나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유 장관은 “주 52시간을 지키려면 업계가 인력을 충원하는 등 기존과는 다른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기존의 방식을 계속 고수하면서 생기는 문제”라고 답하며 “바뀐 환경에 맞게 개선해 보겠다”고 약속했다.

류 의원은 지난 2020년 3월 펄어비스의 당일 권고사직 통보 등 부당노동행위를 조사하고 근로감독을 촉구한 바 있다. 이후 고용노동부는 펄어비스에 대한 근로감독을 실시, 직장 내 괴롭힘과 장기간 노동, 직장 내 괴롭힘 등을 밝혀냈다. 펄어비스는 시정명령에 따라 노동 환경을 개선해왔다. 당시 류 의원은 문제 해결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고 ‘임금체불금지법’과 ‘부당권고사직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

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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