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연기념물곤충연구센터(센터장 이대암)는 최근 경남 밀양에 위치한 천년고찰인 표충사 사찰림에서 천연기념물 제496호이자 멸종위기 1급 곤충인 비단벌레(Chrysochroa coreana)가 집단 서식하고 있는 기주목(서어나무 및 팽나무)을 발견했다고 12일 밝혔다.
비단벌레가 표충사에서 처음 확인된 것은 지난 2017년으로서, 성충 1마리가 우연히 사진으로 찍힌 적은 있었으나 그 뒤로 수년간의 지속적인 탐색에도 불구하고 좀처럼 발견되지 않아, 태풍으로 인해 일본(대마도) 쪽에서 날아온 것인지 의문이었으나 이번에 표충사 경내에서 비단벌레 유충 수백 마리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는 기주목이 발견됨으로써 표충사가 비단벌레의 원서식지임이 재차 증명된 셈이다.
비단벌레는 신라시대 왕이나 왕족들을 위한 장신구나 말안장 등을 금과 함께 화려하게 장식하는 데 껍질이 사용됐으며 황남대총에서 발굴된 비단벌레 마구 장식을 비롯해 최근에는 쪽샘지구 44호(신라공주묘) 고분에서도 비단벌레 꽃잎장식 직물 말다래가 발굴되기도 했다.
삼국시대 비단벌레 유물은 신라 고분에서만 주로 출토되고 백제 고분에서는 여태껏 출토된 적이 없었다.
그 동안 국내 비단벌레의 서식처는 그동안 전북 부안 내소사, 정읍 내장사, 전남 해남 대흥사 및 완도 당인리 등 소위 백제 영토에서만 서식이 확인됐을 뿐 정작 신라 영토에선 확인되지 않자, 일각에선 신라시대 비단벌레 유물의 출처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이번 발견으로 신라 땅에서도 비단벌레가 서식했던 것이 확인됐다.
비단벌레는 성충이 죽은 나무나 죽어가는 나무에 알을 낳으면 유충으로 3~5년간 나무의 목질부를 먹고 성장하다가 나무속에서 성충이 된 후 구멍을 뚫고 아름다운 초록색 비단벌레가 되어 비상한다.
한편 연구소 측은 표충사 비단벌레 종을 증식해 대량 생산한 후 신라 유물을 복원하는 데 사용할 계획이다.
영월=박하림 기자 hrp11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