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與 집단 묵언 저주 풀어달라”…尹 향해 눈물로 호소

이준석 “與 집단 묵언 저주 풀어달라”…尹 향해 눈물로 호소

“17개월간 오류, 국민 앞에 말해야…새로운 그림 그리자”
“할 말 못해” 전날 의총은 비판
尹 국정기조 변화 촉구

기사승인 2023-10-16 14:45:22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현안 관련 기자회견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달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기조 변화를 촉구했다. 지난 17개월 동안의 오류들을 인정하고, 다시 새 그림을 그려나가야 한다면서 윤 대통령의 ‘결자해지(結者解之)’를 주문했다.

이 전 대표는 16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참담한 마음으로 오늘 이 자리에 선다”며 윤 대통령을 향해 “여당 집단 묵언수행의 저주를 풀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내부총질이라는 단어를 쓰면서 여당 내 자유로운 의견의 표출을 막아 세우신 당신(윤 대통령)께서 스스로 저주를 풀지 않으면 아무리 바뀐 척 해봐야 사람들은 쉽게 입을 열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 저주는 오랜 시간 동안 여당을 괴롭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사람 뒤에 숨지 않는 ‘The Buck Stops Here(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말이 대통령이 반복해서 새기던 초심이 아니냐”며 “여당이 스스로 잘못을 반성하고 고민하는 것의 시작은 대통령의 결단과 용기에서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이 전 대표는 “지난 1년 반의 집권을 통해 지난 정부보다 더 나은 것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가장 뼈아프다”면서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인사검증을 제대로 못 한 문재인 정부의 인사 시스템보다 낫다는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문재인)전 정권과 차별점을 보이지 못한 것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의 요인으로 해석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변해야만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국정농단 당시 특검팀을 이끌었던 윤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던 검사는, 대통령이 직접 뇌물을 받지 않아도 경제공동체로 볼 수 있다는 법리를 세워 가장 높은 곳에도 법은 추상같이 적용된다는 선례를 세웠다”며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의 모습은 성역을 두지 않고 수사했던 한 검사의 모습과 가장 닮아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아울러 “흔히들 검사가 오류를 인정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며 더는 대통령에게 이런 요구를 하는 것을 시도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하지만 대통령께서는 더는 검사가 아니다”며 “집권 17개월 동안 있었던 오류들을 인정해 달라. 대통령실 관계자의 성의 없는 익명 인터뷰가 아니라 대통령의 진실한 마음을 육성으로 국민에게 표현해 주시라”고 부연했다.

기자회견 후 백브리핑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사진=황인성 기자

전날 4시간 넘게 열린 의총에 대해는 쓴소리를 냈다. 그는 “모든 문제의 해결은 현실을 정확하게 직시하고 입 밖에 내 표현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면서 “어제 의총에서 많은 의견이 나왔지만, ‘대통령의 국정 기조가 바뀌어야 한다’ ‘당은 대통령에게 종속된 조직이 아니다’라는 등의 꼭 해야 할 말은 회피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선거 패배 이후 며칠 간의 고심 끝에 나온 목소리가 ‘당정 일체의 강화’라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우리 당의 의원님들은 꿔다놓은 보릿자루 소리를 듣는 것에 지쳐, 이제는 단체로 현실 부정에 들어가기로 한 건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기자회견 직후 기자들과 만난 이 전 대표는 김기현 대표 체제 2기 인선에 대해 “개별 인사에 대해서는 코멘트하고 싶지 않다”면서도 “선거에서 확인된 민심은 대통령이 국정운영 기조를 전환해 주고,  17개월 동안 많은 국민들의 우려에 대해 유감 표명을 지시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또 안철수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이준석 전 대표를 제소한 것에 대해서는 “아픈 사람 상대하지 않는다”고 무시하는 전략을 취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