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정부 역점사업 신혼희망주택, 올해 상반기 기준 임대형 공실률 14% 넘어

지난 정부 역점사업 신혼희망주택, 올해 상반기 기준 임대형 공실률 14% 넘어

입주지정기간 종료된 단지 기준 평균 공실률 14.5%
평택, 화성, 고양 등 지역은 공실률 10% 넘어… 대책 마련해야

기사승인 2023-10-16 16:33:03
지난 정부에서 신혼부부 등 취약계층에게 안정적인 주거복지를 실현한다며 야심차게 추진한 신혼희망타운의 공실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밝혀졌다.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정부 출범 이후 시작된 신혼희망주택 사업은 지난 2021년 위례 지구 입주를 시작으로 2022년 말까지 총 3,530호의 입주를 마무리 지었지만, 46㎡, 55㎡에 불과한 작은 평형과 교통 불편 등 각종 문제로 인해 ˊ23년 6월 말 기준 공실률이 14.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 신혼희망타운 공실률 편차 또한 굉장히 컸다. 특히 문재인 전(前) 대통령의 고향인 경남 양산에 조성된 사송지구(트루엘)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지난 2022년 10월부터 입주가 시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23년 6월 말 기준 공실률이 74.5%에 달했다. 세 집 중 두 집은 불이 꺼져 있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평택 고덕지구(2021.08 입주) 13.2%, 화성동탄(2022.09 입주) 11.2%, 고양지축(2022.09 입주) 14.0%, 의정부 고산(2022.10 입주) 8.2%, 파주 운정(2022.07 입주) 7%, 부산 기장(2022.08 입주) 6.2% 등의 지역이 높은 공실률을 기록했다.

반면 시흥 장현(2022.04 입주) 3%, 남양주 별내(2022.04 입주) 2.3%, 완주삼봉(2022.06 입주) 1.1% 등은 낮은 공실률을 기록했으며, 서울 양원(2022.01 입주)이나 위례(2021.09 입주)는 공실 없이 전체가 모두 임대 완료됐다.

직주근접을 갖춘 대체제들이 많은 지역의 경우에는 굳이 소형 평수의 임대형 신혼희망타운에 입주하지 않지만, 별도의 대체제가 없는 지역의 경우 낮은 공실률을 기록하는 경향이 있어, 부지 선정 단계부터 주변 입지나 환경, 수요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의원실의 분석이다.

2021~2022 신혼희망타운 공실률 현황(단위 : 호, 천원, %). 출처: 국토부 및 LH 제출자료 재구성. 서범수 의원실 제공

예를 들어 완주삼봉과 양산사송을 비교해보면, 완주삼봉의 경우 바로 인근에 완주산단이 위치하고, 민간아파트 등 대체제가 부족하여 공실률이 낮지만, 양산 사송지구의 경우에는 인근 지하철(양산역)까지 30분 가량 버스를 타고 가야 하고, 인근에 이미 거주구역이 존재하는 반면, 산단과 같은 일자리나 기본 인프라는 별달리 갖춰지지 못해 공실률이 크다는 것이다. 

서범수 의원실 제공

이러한 사유로 양산 사송 임대형 신혼희망타운은 결국 지난 ˊ23년 8월 입주자격요건을 크게 완화해 추가입주자 모집 상시공고를 올렸다. 기존 2인 가족 기준 월평균 400만원 이하라는 소득기준, 3.6억원의 자산요건을 없앴으며, 무주택자에게만 허용되던 기준도 양산시에만 주택이 없으면 유주택자도 지원 가능하도록 완화했다. 

신혼희망타운을 비롯한 행복주택 전체의 공실률 또한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서범수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혼부부, 청년 등 소외계층에게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행복주택 사업의 경우, 지난 2018년 2.8만호에서 2023년 상반기 11.8만호로 공급량이 4배 가까이 늘어났지만, 같은 기간 공가 호수는 1,274호에서 10,635호로 9배 가까이 늘어났다. 공실률로 따지면 4.4%에서 9%까지 두 배가 넘게 늘어난 것이다.

서범수 의원은 “지난 정부가 수요자 니즈를 전혀 생각하지 않은 독불장군식 정책으로 지역활성화는커녕 유령단지를 만드는 등 혈세를 낭비했다”면서 “아직 입주가 예정된 단지들이 많은데, 향후 공실률을 줄이기 위해 단순 입주조건 완화가 아니라 주변 인프라 활성화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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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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