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장섭 의원이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국내 정유 4사가 전기요금을 2021년 약 913억 원, 2022년 약 4,499억 원, 2023년 상반기까지 약 1,267억 원 감면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전력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는 2021년 각각 kWh당 93.99원(SK에너지), 95.18원(현대오일뱅크), 96.83원(GS칼텍스), 93.59원(에쓰오일)의 단가로 전력을 사용했고, 2022년에는 각각 kWh당 97.18원(SK에너지), 98.62원(현대오일뱅크), 101.18원(GS칼텍스), 97.19원(에쓰오일)의 단가로 전력을 사용했다. 2023년에는 상반기까지 각각 kWh당 137.60원(SK에너지), 139.10원(현대오일뱅크), 141.23원(GS칼텍스), 139.07원(에쓰오일)의 낮은 단가로 산업용 전력을 사용하며 2년 반 동안 약 6,678억 원 이상의 전기요금 혜택을 누렸다.
올해 상반기 한국전력공사 전력구입단가가 kWh당 162.1원임을 감안하면 국내 정유4사는 kWh당 21원~25원 더 싸게 전기를 사용한 셈이다.
한편 정유4사는 지난해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속에 14조 1,762억 원이라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K에너지가 3조 9989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GS칼텍스가 3조 9795억 원, 에쓰오일이 3조 4081억 원, 현대오일뱅크는 2조 7898억 원 순이었다.
정유4사가 역대 최대의 영업이익을 올리는 동안 국내 휘발유 및 자동차경유 등 국내유가는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오피넷에서 제공하는 월별 국내 보통휘발유 가격을 분석한 결과, 2022년 6월 2,084원 이었던 전국 보통휘발유 가격 2023년 7월 1,583원으로 차츰 감소했다. 그러나 2023년 9월 1,769원으로 다시 급등했다.
이에 정부는 휘발유에 대한 유류세를 25%, 경유 및 LPG에 대한 유류세를 법정한도최대인 37%까지 이번 달 말까지 인하할 방침이다. 다만, 소비자물가인상과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자 유류세 인하를 올해 연말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러한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최종소비자가 유류세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에는 어려운 실정이다. 실제 지난 2022년 7월 정부가 유류세를 법정 최대한도인 37%까지 인하했음에도, 3주 동안 유류세 인하를 시행한 주유소가 전국의 1만 917개의 중 2,228개에 그쳤다. 정유업계가 복잡한 가격결정구조를 이유로 들며, 유류세 인하분을 최종 소비자가격에 반영하지 않는 등 국내유가 인하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이장섭 의원은“정유 4사가 약 30개월간 7천억 원에 가까운 전기요금 혜택을 누렸음에도, 민생안정을 위한 유류세 인하 정책에는 매우 인색했다”라고 지적하며, “국민이 유류세 인하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투명한 정유 시장 유통구조 확립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