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예견된 의료 공백’…인턴 정원보다 적은 의대 선발인원

[단독] ‘예견된 의료 공백’…인턴 정원보다 적은 의대 선발인원

의대 정원 3058명<인턴 수요 3255명<전공의 수요 3479명
수련병원 44.9% 수도권 밀집…지역 의료격차 확인

기사승인 2023-10-25 13:17:49
사진=박효상 기자

윤석열 정부가 ‘의대 정원’ 확대를 추진 중인 가운데 의대 정원보다도 수련병원 인턴·전공의 정원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턱없이 부족한 인턴·전공의 사태에 정부가 운영하는 공공병원의 의료 서비스 질의 하락이 우려된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2018년 이후 전국의 인턴 및 전공의 수련병원(기관) 현황을 받아 분석한 결과, 2023년 상반기를 기준으로 인턴 모집공고를 낸 인턴 수련병원은 109개였다. 해당 수련병원이 모집공고를 낸 인턴 수는 현재 우리나라 의대 정원인 3058명보다 200여 명 더 많은 3255명으로 의대 정원보다 인턴을 선발하는 역전 현상이 나타났다.

2023년 기준 8개 병원이 인턴 모집정원의 80%도 채우지 못했다. 특히 인턴 부족 현상은 2019년, 2020년, 2021년 모집정원 대비 확보율이 90% 초반까지 낮아졌었다. 이 시기가 코로나19 시기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원인 분석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자료=보건복지부 제출자료. 의원실 재구성

인턴 과정을 거쳐야만 전공의 과정으로 진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대 정원과 인턴 부족 현상은 전공의 부족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공의 모집정원은 인턴보다 더 많지만, 실제 확보한 인원은 인턴보다도 적었다. 2023년 전국 수련병원(기관)의 전공의 모집정원은 3479명이다. 확보된 전공의 인원은 2888명에 불과해 확보율은 83.0%에 그쳤다. 

특히 공공병원들은 전공의 수급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해 기준 공공병원들은 107개 진료과목에서 186명의 전공의를 모집했지만, 112명만 확보했다. 확보율은 60.2%다.

일부 공공병원은 전공의를 아예 확보하지 못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산부인과(1명), 서울의료원 외과(2명), 가정의학과(6명), 원자력의학원 소아청소년과(1명), 부산보훈병원 가정의학과(6명) 등이다.

주목할 점은 수련병원(기관)의 44.9%가 수도권에 몰려있다는 것이다. 의대 졸업생 중 서울 소재 대학 졸업생이 29.1%, 수도권 졸업생이 31.8%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지역에서 양성된 의사 인력이 수도권으로 이탈되는 구조다. 인턴과 전공의를 동시에 수련할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은 수도권에 66곳이었으나, 나머지 비수도권 14개 시도에는 63곳뿐이었다.

서동용 의원은 쿠키뉴스에 “의사인력 양성체계의 불균형이 계속되면서 인턴과 전공의 수련체계 또한 비정상적 상황이 되었다”며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분야 의사 부족 문제 해결을 원칙으로 정하고, 동시에 지역의 의료 질 개선을 위한 방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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