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25일 발표한 올해 8월말 기준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43%로 전월 말 대비 0.04%p 상승했다. 전년 동월 말(0.24%)과 비교하면 0.19%p가 높은 수치다. 국내 은행 대출 연체율은 지난 7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오르면서 2020년 2월(0.43%) 이후 3년 6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집계됐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가계대출 연체율이 0.38%로 전월 말(0.36%) 대비 0.02%p가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0.24%)은 전월 말(0.23%) 대비 0.01%p,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의 연체율(0.76%)은 전월 말(0.71%) 대비 0.05%p가 올랐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0.47%로 전월 말(0.41%) 대비 0.06%p가 상승했다. 대기업대출 연체율(0.13%)은 전월말(0.12%)보다 0.01%p가 올랐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0.55%)은 7월 말(0.49%)보다 0.06%p가 증가했다. 중소법인 연체율(0.59%)과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0.50%)은 전월 말(0.51%, 0.45%) 대비 각각 0.08%p, 0.05%p가 증가했다.
실제로 기업들의 빚 의존도는 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기·가스업에서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하고, 차입금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이날 공개한 ‘2022년 연간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91만206개)의 부채비율은 122.3%로 지난 2021년(120.3%)보다 2%p 상승했다.
부채비율은 지난 2015년(128.4%) 이후 7년 만에 최고치였다. 또 지난해 전체 기업의 차입금 의존도는 1년 전보다 1.1%p 오른 31.3%로, 역시 지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률과 세전 순이익률은 모두 1년 전보다 각각 1.1%p, 1.9%p 떨어졌다. 수익성이 나빠진 가운데 이자율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이자보상비율은 2021년 487.9%에서 지난해 348.6%로 악화했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중도 42.3%로, 통계편제 이후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