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문 한투證 사장 국감 출석해 해명…공정위 조사결과 지켜봐야 [2023 국감]

정일문 한투證 사장 국감 출석해 해명…공정위 조사결과 지켜봐야 [2023 국감]

기사승인 2023-10-26 16:56:13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우측)가 26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불공정거래 논란과 기술탈취 의혹으로 종합국정감사에 소환됐다. 이에 대한 정무위 위원의 질타가 이어진 가운데 정 사장은 “비용은 계약서상 대로 지급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술탈취 지적에 대해서는 “다른 방식의 기술로 알고 있다. 서로 간 소통에 오해가 좀 있는 것 같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러나 향후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26일 국회에 따르면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종합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당초 증인 후보에는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의 이름이 올랐으나, 여야 간사 협의를 거쳐 정일문 사장이 최종 채택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정 사장은  홍원식 하이투자증권 대표와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에 이어 올해 국감에 출석하는 세 번째 증권사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정 사장의 신문요지 및 출석이유는 기술탈취와 채용 공정성 문제다. 지난 6월 정보통신 미디어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벤처기업 인덱스마인은 한국투자증권을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행위 혐의로 공정위원회에 고발한 바 있다.

인덱스마인 측 주장에 따르면 지난 2020년 4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한국투자증권과 업무제휴 및 위탁 계약을 체결하고, 개인 고객 이벤트 대행 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2년3개월간 무보수로 일했고, 나머지 6개월 동안 받은 보수는 1800만원에 불과하단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정일문 사장에게 “인덱스마인 측에서 1800만원 정도를 지급을 받았다고 한다”며 “실제 업무대행을 위해 사용한 금액은 최소 12억원에서 최대 46억원까지로 애기를 한다. 이렇게 큰 차이가 나는 이유는 무엇이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정 사장은 “한국투자증권은 해당 회사의 2대주주로 지분 16.27%를 보유했고, 10억원을 투자했다”며 “저희가 이벤트 비용을 부담하면서 약 3억7000만원 정도를 지급한 바 있다. 또 지정 대리인 계약을 체결하면서 위탁한 부분에 대해 부담한다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월 300만원씩 지급하기로 양자 간 합의에 의해 계약을 했었다”며 “주어진 계약서상대로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또 정 사장은 “갑질이 아닌가”라는 윤 의원의 지적에 “저희는 2대 주주다”며 “2대 주주가 회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투자를 한 것이다. 계약서상에 나와 있는 그대로 다 이행했다”고 강조했다.

기술탈취 의혹에 대해서도 문답이 이어졌다. 인덱스마인은 한국투자증권이 업무위탁 계약 해지를 통보한 시점과, 한국투자증권이 인덱스마인 서비스를 독자적으로 개발해 카카오뱅크에 탑재한 시점이 맞아떨어진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윤 의원은 “기술탈취가 일어났다고 인덱스마인 측에서 상당히 억울해하고 있다”며 “카카오뱅크에 맡긴 화면 설계도가 인덱스마인과 더 유사하다고 주장하면서 기술탈취 지적을 하고 있는데, 어떤 입장인지 말해달라”고 했다.

이와 관련 정 사장은 “저희가 쓰는 방식은 이미 지난 2018년부터 자본시장 내 전 증권사가 사용하고 있는 웹뷰 방식”이라며 “그런데 인덱스마인이 말하는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기반으로 한 웹트레이딩시스템(WTS)은 2020년 말에 시작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도 서로 간 소통에 좀 오해가 있는 것 같아서 그 부분을 저희가 잘 풀어 보려고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정 사장의 해명에도 의구심은 완전히 풀리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 이날 종합국감에서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부당계약 해지 관련해 지금 신고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향후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추정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나중에 공정위 조사 결과에서 한국투자증권 측 주장과 반대 방향으로 판결이 날 경우 책임져야 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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