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 양대인 감독이 이끄는 웨이보 게이밍(웨이보)이 NRG e스포츠(NRG) 상대로 승리, 4강에 진출했다.
웨이보는 2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LoL 월드 챔피언십(월즈)’ 녹아웃 스테이지 8강에서 NRG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3대 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유럽·중동·아프리카의 ‘LoL EMEA 챔피언십(LEC)’ 뿐 아니라 북미 ‘LoL 챔피언십 시리즈(LCS)’ 마저 모두 탈락하게 됐다.
이날 한국 팬들은 LCS의 4강 진출을 염원하는 쪽과 양대인 감독의 웨이보를 응원하는 쪽으로 나뉘어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1세트 선취점은 3분쯤 탑에서 발생했다. NRG의 정글러 ‘콘트렉츠’ 후안 가르시아(비에고)가 훌륭한 갱킹에 성공했지만 상대 타워에 맞고 본인도 사망했다. 이후 8분쯤 NRG 진영 레드 버프 앞에서 소규모 한타가 발생, 양 팀은 1킬씩 더 주고받았다. 10분쯤에는 탑에서 탑과 정글 간 대전이 벌어져 NRG가 승리, 상대 둘을 모두 잡아냈다. 웨이보는 킬수는 밀릴지라도 라인전 압박을 통해 조합차이를 극복하고 미드와 바텀 타워를 밀어냈다. 한 쪽이 용을 먹는 동안 다른 쪽은 타워 압박을 거세게 가하는 등 운영 싸움도 치열하게 펼쳐졌다.
22분쯤 웨이보가 대치 중 상대의 뒤를 잡으며 2킬을 내고 바론으로 향했다. 그러나 NRG는 3명의 인원으로 웨이보를 견제, 상대의 체력을 깎아 후퇴시켰다. 그 틈을 타 NRG는 바론을 차지했다. 그러나 NRG는 바론을 통해 이렇다 할 이득을 챙기진 못했다. 30분쯤 다시 바론 대치가 벌어졌다. 웨이보가 먼저 바론을 치다가 진영을 바꿔 NRG에 달려들었다. NRG는 진영을 뒤로 물리며 침착히 대처한 후 고립된 상대 탑라이너를 끊어냈다. 수적 우위를 차지한 NRG가 한타를 승리하는 듯 싶었으나, 원활한 딜교환에 실패하자 다시 수세에 몰렸다. 웨이보는 NRG가 후퇴한 뒤 다시 인근 지역을 확보하고 바론을 먹었다. NRG는 텔레포트까지 활용하며 막으러 노력했지만 이미 늦은 뒤였다.
바론을 먹은 웨이보는 3용째를 차지하고 NRG의 미드와 바텀 내각타워를 압박했다. 글로벌 골드 격차가 거의 나지 않는 상황이었지만 NRG는 한타를 시도하지 않고 계속 물러섰다. 결국 쌍둥이 타워까지 밀려난 채 대치가 이어졌고, 웨이보의 바론 버프가 빠진 뒤에야 NRG는 한 숨을 돌릴 수 있었다. 38분쯤 미드 한타에서 NRG의 탑 라이너가 체력이 빠져 소환사의 제단으로 향하자 웨이보는 가차없이 재차 바론을 먹었다. NRG는 3용째를 먹고 본진 수성에 나섰다. 그러나 생각보다 바론을 먹은 웨이보의 진격 속도가 빨랐고, 이미 쌍둥이 타워까지 압박받았던 NRG는 제대로 된 한타 한 번 해보지 못하고 넥서스를 내줬다.
2세트 초반부터 NRG가 울고 시작했다. 정글러 간 경합에서 웨이보가 승리하고 NRG의 핵심 버프를 뺏어먹었다. 심지어 5분쯤 NRG의 서포터가 ‘웨이웨이’ 웨이보한의 갱킹에 쓰러지며 선취점을 내줬다. 용과 전령까지 차지한 웨이보는 전 라인 우세를 점하며 스노우볼을 굴리기 시작했다.
NRG는 바텀에서 타워 다이브까지 감행하며 공격에 나섰다. 하지만 웨이보가 빠르게 합류하며 되려 더 많은 킬을 냈다. 웨이보는 상대의 공백을 틈타 전령까지 풀어놨다. 운영만으로 전력차를 벌려놓은 웨이보는 바론 앞에서 대치를 이어가다 23분쯤 NRG를 기습, 일방적으로 킬을 내고 유유히 후퇴했다. NRG는 잠깐의 타이밍을 이용해 바론 시도에 나섰지만, 금새 돌아온 웨이보에 쓸려나갔다. 특히 ‘샤오후’ 리위안하오의 ‘니코’가 4인궁을 꽂아넣은 것은 보는 재미가 있었다.
28분쯤 미드 내각 타워까지 부순 웨이보는 31분쯤 용 앞 대치에서도 승리하며 4용째를 흭득했다. NRG도 상대를 잘라내려 노력했지만 오히려 더 많은 킬을 내주는 상황이 반복됐다. 33분쯤 NRG은 넥서스는 다시 한 번 박살났다.
2세트에 완승을 거둔 웨이보는 3세트에 더욱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다. 선취점 역시 웨이보에게 돌아갔다. NRG는 정글러와 서포터가 상대 버프를 탈취하기 위해 진입했는데, 서포터가 덜미를 잡히면서 죽게 됐다. 정글러 역시 버프를 탈취하지 못한 채 패주해야 했다. 이후에는 웨이보의 정글러와 미드라이너가 NRG의 정글로 침투했다. NRG의 정글러는 적의 협공에 킬을 내줘야만 했다. 정글러가 죽자 웨이보는 자연스레 용도 차지했다.
NRG는 적을 짤라먹으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지만, 텔레포트를 헛되이 사용하고 각 라인에서 각개격파 당하는 등 웨이보의 전력에 계속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NRG는 18분쯤 용 앞 한타에서도 미드라이너가 솔킬당하며 전투가 시작되자 아군 하나를 제물로 바치고 패퇴해야 했다. 21분쯤에는 운좋게 상대 탑라이너를 잡으며 한타를 시작했지만, 웨이보와의 골드 격차가 7000 이상 벌어진 이상 전투가 길어지면 스펠을 빼며 후퇴하기 바빴다.
25분 전에 4용째 차지하고 바론까지 먹은 웨이보는 ‘더샤이’ 강승록의 ‘나르’가 완벽한 궁극기를 활용한 것에 힘입어 26분쯤 넥서스를 깨부쉈다. NRG는 마지막까지 무력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부산=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