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싱 국가대표 출신 남현희씨와 결혼 소식을 밝힌 뒤 사기 의혹이 불거져 도마 위에 오른 전청조씨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3일 결정된다.
이날 법원에 나타난 전씨는 취재진 앞에서 입을 닫았지만, 변호인은 “사기 범행을 모두 인정한다”고 말했다.
서울동부지법 신현일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를 받는 전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을 하고 구속 수사 필요성을 심리한다.
전씨는 오후 1시35분쯤 송파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1시50분 법원에 도착했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모습이었다. ‘남현희가 범죄 행위를 몰랐나’, ‘억울한 점 있나’ 등 취재진 질문에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전씨측 변호인은 송파서 앞에서 “(전씨가) 자신의 사기 범행에 대해 모두 인정하고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다. ‘억울하다’고 주장하는 부분은 없다”며 “피해자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거듭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씨와 범행을 공모했다는 의혹에는 “아직 구체적인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남현희씨가 대질조사 등을 요청했는데, 전씨 역시 성실히 수사에 협조하며 실체적 진실이 밝혀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씨가 체포 전 밀항을 계획했다는 언론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억측”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씨가 남씨 조카를 폭행했다는 의혹 등 다른 범죄 혐의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는 지인들로부터 투자금 명목으로 돈을 건네받아 가로채거나 투자를 위해 대출을 받도록 유도한 혐의를 받는다. 지금까지 파악된 사기 범행 피해자는 15명, 피해 규모는 19억원 이상이다.
전씨의 사기 혐의는 지난달 23일 여성조선을 통해 전씨와 남씨가 결혼을 계획 중이라고 발표하면서부터 세간에 드러났다. 자신을 남성이라고 소개했던 전씨가 사실 여성이며 재벌 3세를 사칭했다는 의혹이 온라인에 퍼졌다.
전씨에 대한 고소·고발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 31일 경기도 김포에서 전씨를 체포해 송파서로 넘겼다. 전씨에 대한 고소 가운데는 남씨가 제기한 사기 혐의 건도 포함됐다.
남씨는 전날 법률대리인을 통해 “(전씨와) 공범이 아니다. 누구보다 철저히 이용당했고 이용당하면서 마지막 표적이 되기 직전 전씨의 사기 행각이 들통난 것”이라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