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롤스터(KT)가 징동에게 패배하면서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팀 중에선 T1이 유일한 생존팀이 됐다.
KT는 4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 LoL 월드 챔피언십(월즈)’ 녹아웃 스테이지 8강에서 징동을 상대로 세트스코어 1대 3으로 패배했다.
징동은 ‘LoL 프로 리그(LPL)’ 1시드로, 절대적 우승 후보로 꼽힌다. LCK 팬들은 KT가 역대 최대 이변을 연출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그러나 KT는 한 세트밖에 따내지 못하고 지난 3일 젠지에 이어 탈락의 고배를 마시게 됐다. 이제 LCK에서는 5일 LNG e스포츠와 경기를 치를 T1만 남아있는 상태다.
1세트 선취점은 탑에서 발생했다. KT의 ‘커즈’ 문우찬과 징동의 ‘카나비’ 서진혁이 서로 교차해 상대 탑 라이너를 노려 킬을 냈다. 7분쯤에는 첫 번째 용 강타싸움에서 서진혁이 승리하고 유유히 빠져나가며 관중의 환호를 샀다.
이후 바텀에서 상대가 KT의 ‘에이밍’ 김하람의 ‘아펠리오스’를 물며 한타가 시작됐다. KT는 ‘비디디’ 곽보성의 ‘아칼리’가 합류하며 안전하게 상대 정글러를 잡아냈다. 18분쯤에는 곽보성이 상대 3명을 따돌리는 드리블을 해내 중계진의 감탄사를 유발하기도 했다.
20분쯤 용 앞 한타는 KT가 뭉쳐다니던 상대에게 아펠리오스의 궁극기를 적중시켜 4킬을 쓸어담았다. ‘369’ 바이자하오의 ‘레넥톤’은 포지셔닝부터 딜링까지 모두 매서운 모습을 보여줬지만, KT의 한타력을 당해내지 못했다.
KT가 골드 격차를 앞서기 시작하자 무려 징동이 일방적으로 용을 내주는 상황도 벌어졌다. 28분쯤 바론 앞 한타, KT가 강타싸움에서 승리하고 상대를 압박해 3킬까지 뽑아냈다. 이어 바론 버프를 두르고 그대로 미드 압박에 들어간 KT는 상대 전력을 박살내며 넥서스로 진격, 29분만에 상대를 무너트렸다.
2세트, 미드에서 선취점이 터졌다. 문우찬의 ‘비에고’가 상대 ‘니코’의 심장을 뚫었다. 덩달아 곽보성의 라인전도 풀리게 됐다. 6분쯤 용 앞 한타에서는 ‘나이트’ 줘딩의 니코가 문우찬을 잡아내면서 KT가 용싸움에서 패배했다. 10분쯤 바텀에서도 징동의 스킬이 KT에게 효율적으로 사용되며 한타 승리를 가져갔다. 11분쯤 용 강타 싸움에서는 KT가 승리했으나 도주하는 상대를 잡아내지 못하면서 아쉬운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게임의 향방은 16분쯤 전령 앞 한타에서 갈렸다. 줘딩의 니코가 4명에게 궁극기를 적중시키며 순식간에 에이스를 띄웠다. 본격적으로 골드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했다. 용 역시 징동이 편히 챙겼다. 다만 곽보성의 ‘오리아나’가 줘딩을 솔킬내면서 분위기가 살아나기도 했다. 하지만 23분쯤 용 앞 한타에서도 징동이 곽보성을 먼저 자르고 시작하면서 한타를 승리했다. 3킬을 챙긴 징동은 바론을 먹은 뒤 3용째 차지했다.
25분쯤 바이자하오의 ‘아트록스’가 홀로 있던 김하람을 잡아내면서 힘의 균형마저 무너졌다. 수적 우위를 가지게 된 징동은 본진을 수성하던 KT를 모두 쓸어버렸다.
3세트, 9분쯤 KT가 선취점을 가져갔다. 문우찬의 ‘렐’이 상대 아트록스에게 스킬을 집중하고 아군이 거들면서 킬이 났다. 이후 양 팀은 치열한 라인 간 대치를 지속하며 성장에 집중했다.
그러다 17분쯤 대형 한타가 발생했다. 다만 승리는 움직임이 훨씬 정교했던 징동이 가져갔다. KT는 양쪽에서 몰려오는 상대에 맞서느랴 전력을 분산시킬 수 밖에 없었다. 징동은 2킬을 먹고 3용째까지 차지하며 선전했다.
24분쯤 용 앞 한타에서도 징동이 KT에 비해 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승리한 뒤 4용째를 차지했다. 이후 26분쯤에도 KT는 탑과 미드 모두에서 징동의 전력에 압도당하며 패배, 넥서스까지 내주고 말았다.
4세트, 3분쯤 서진혁의 ‘리 신’이 KT의 서포터를 잡아냈다. KT도 빠른 합류로 1킬을 올렸지만, 이후 미드와 탑에서 서진혁이 종횡무진하며 킬을 내고 스펠을 빼놓는 등 활약했다. 14분쯤에는 KT가 전령 앞에서 징동을 덮쳐 2대 1 킬교환을 이루기도 했다.
16분쯤 곽보성이 바텀에서 잘리면서 징동에게 2용째를 허락한 KT는 탑 압박을 통해 2킬을 만들었다. 계속해서 ‘미씽’ 러우윈펑을 잘라낸 KT는 문우찬의 바이와 우세한 전력을 활용해 소규모 교전을 지속했다. 그 결과 징동의 본대가 격파당했고, 24분쯤 KT는 바론으로 향했다.
하지만 징동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다. 바론을 사냥하는 KT에게 일격을 가한 것. 줘딩의 오리아나와 ‘룰러’ 박재혁의 ‘카이사’가 활약해 트리플 킬을 내고 홀로 떨어져 있는 ‘기인’ 김기인의 ‘잭스’도 마무리했다. 역으로 바론 버프를 차지한 징동은 KT의 바텀 억제기를 부숴놓고 빠졌다.
28분쯤 2대 2 킬 교환을 한 양 팀은 30분쯤에도 1대 1 교환을 이어가며 치열하게 교전했다. 그러던 중 31분쯤 징동이 바론 사냥에 나섰다. 김기인은 이를 섣부르게 막아서려다 잘렸고, 징동은 골드 격차를 역전했다.
32분쯤 미드 압박에 들어간 징동은 문우찬이 잘린 틈을 이용해 쌍둥이 타워까지 압박했다. KT는 한타 각을 보기 위해 기다렸지만, 이미 쌍둥이 타워가 많이 손상된 이상 넥서스가 밀리는 것도 시간문제였다. KT가 한타에 나서 징동을 격파했다고 여겨질 때쯤, 대포 미니언이 마지막 한 방을 넥서스에 날려 파괴했다.
부산=차종관 기자 alonei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