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 자리에서 김 전 위원장은 인 위원장의 혁신안이 작동하기 위해 대통령실이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 위원장은 7일 서울 종로구 소재 김 전 위원장 사무실에 방문해 정치 현안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 대화가 끝난 인 위원장은 김 전 위원장이 집필한 ‘독일은 어떻게 1등 국가가 되었는가’라는 책을 선물 받고 나왔다.
인 위원장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1997년 IMF부터 양극화가 대두해 풀리지 않았다는 말씀을 주셨다”며 “민생·경제 문제에 대해 많은 조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번째로 처방은 참 잘했는데 환자가 그 약을 안 먹으면 어떡하냐”며 “그 약을 먹어야 한다. 실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좋은 말을 건넸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도 회동 후 각종 질문에 대해 답변했다. ‘환자가 누구냐 용산까지 포함하냐’는 질문에 “국민의힘이 환자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표심이 뭔지 잘 인식해야 한다”며 “내가 볼 땐 인식이 아주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어떤 약(혁신안)을 안 먹었다고 보냐’는 물음에는 “혁신안을 여러 가지 만들었지만 현실성 문제도 생각해봐야 한다. 반응도 없다”며 “해당하는 의원들이 순응할 것인지 그렇지 않은지 아무 반응이 없으니 인 위원장이 답답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혁신위원장의 권한이 한계가 있다. 위로 당 대표와 대통령의 생각 등 두 단계가 있어 운신의 폭이 클 수가 없다”며 “위원장으로서 자기 소신을 관철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판단하라는 조언을 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위원장은 대통령실에서 영향력을 행사해야 문제가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종적으로 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건 용산”이라며 “대통령실이 아무 반응이 없으면 당 사람들도 변화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인 위원장의 불출마 혁신안을 두고 실현 가능성을 짚었다. 김 전 위원장은 “그게 굉장히 어려운 과제다. 우리나라 역사상 국회의원이 공천을 스스로 포기한 사례는 두세 건”이라며 “인생 걸고 (정치를) 해왔는데 그만두겠냐”고 말했다.
양극화 부분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평가를 남겼다. 김 전 위원장은 “일반 국민이 현 집권당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양극화 문제는 오래됐다. 이번 정부에서 나아질까 했지만 그런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 위원장의) 지금까지 처방은 약효가 잘 나오지 않았다”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얘기는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