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이 진보정당과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하자 당 내부에서 불만이 커지고 있다. 선거연합정당은 ‘혁신재창당’ 아닌 총선용 ‘떳다방’이라는 비판이다.
7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정의당은 내년 총선에 대비해 선거연합정당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비롯한 7기 대표단이 사임의사를 밝혔다.
정의당 내부에서는 재창당과 신당 추진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평가다. 류호정 의원 등이 주도하는 재창당모임 ‘세번째권력’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정미 지도부의 사퇴는 명예 퇴진이 아니다”라며 “정의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못 찾고 헤메다 무책임하게 발을 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체 수준의 혁신으로 정당을 바꿔야 한다 호소했다. 몰락의 공포에 휩싸인 정의당을 지키기 위해 충심에서 나온 것”이라며 “하지만 정의당은 가장 손쉽고 익숙한 선택을 했다”고 질타했다.
선거연합정당의 정체성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위성정당’과 다를 바 없다는 비판이다. 이들은 “(정의당의 선택이) 기본소득당과 시대전환을 선거 후 돌려보낸 더불어시민당과 다를 게 없다”며 “우리는 괜찮다는 내로남불은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핑계로 거대양당은 다시 위성정당의 명분을 얻을 것”이라며 “정의당 후보는 선거연합정당이 위성정당이 아니라는 것을 시민에게 알려야 할 운명에 처했다”고 말했다.
정의당·제3당 관계자들은 정의당이 더 이상 ‘제3지대’의 가치를 보여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제도 역시 민주적인 방식을 회피하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김창인 전 청년정의당 대표는 7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선거연합정당이 제도적인 빈틈을 활용해 총선에서 대응하겠다는 것”이라며 “정의당을 플랫폼으로 총선을 치른 뒤 탈당해 자기 당으로 돌아가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런 방식은 자기 정당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선거를 치르는 게 아니다”라며 “결국엔 민주적인 제도를 퇴색시키는 의미가 된다. 비례대표 후보를 두고 밥그릇 다툼하는 모습으로 보일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조성주 정의당 세번째권력 공동위원장은 정의당의 행보를 두고 제3지대 가치를 걱정했다. 그는 “양당의 독과점 정치를 극복하기 위해 제3 정치세력과 과감한 기획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기존의 운동권이 모이는 게 아닌 한국 정치를 바꾸기 위한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지금 신당을 고민하는 많은 세력이 나오고 있다”며 “그 세력과 먼저 대화하고 가치와 의제를 만들어내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