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트레스, 운동 부족, 비만 등으로 인해 국내 당뇨병 환자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발병 연령도 점차 낮아지면서 30세 이상 성인 6명 중 1명이 앓을 정도로 흔한 질환이 됐다.
그러나 당뇨병 특성상 특별한 증상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도 많아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기 전까지 모르고 생활하다 뒤늦게 발견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당뇨병은 초기에 발견해 잘 관리하면 치료가 가능하다. 관련 증상이 의심될 경우 조기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9일 조윤정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에게 당뇨병에 대해 들어봤다.
Q. 당뇨병이 생기는 원인은 무엇인가?
A. 당뇨병은 췌장 베타세포 파괴에 의한 인슐린 결핍으로 발생하는 제1형 당뇨병과, 인슐린 저항성과 점진적인 인슐린 분비 결함으로 발생하는 제2형 당뇨병으로 나눌 수 있다. 쉽게 말해 인슐린 분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을 제1형 당뇨병, 인슐린 자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을 제2형 당뇨병이라 한다.
대부분은 제2형 당뇨병으로 무절제한 식사, 운동 부족, 비만, 스트레스 등의 잘못된 생활습관과 유전, 노화 등 여러 가지 불가피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이외에도 임신 당뇨병, 약물, 말단비대증, 내분비 질환, 췌장 염증, 췌장 외분비 기능 장애 등 다양한 원인이 있다.
Q. 당뇨로 인한 증상으로는 어떤 게 있나?
A. 당뇨병은 무증상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실질적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30, 40대 젊은 환자의 경우 절반가량이 본인이 당뇨병인지조차 모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정기검진을 통해 당뇨병인지, 당뇨병 전 단계인지를 확인하고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식사량이 늘어나는 다식(多食), 갈증으로 물을 자꾸 찾아 마시는 다음(多飮), 소변을 자주 보는 다뇨(多尿), 설명되지 않는 체중감소 등이 나타난다면 급성 당뇨합병증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있다.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진료나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Q. 당뇨의 진단과 검사는 어떻게 이뤄지나?
A. 당뇨병은 혈액을 통해 공복혈당 또는 당화혈색소 수치를 확인하는 것으로 선별검사가 가능하다. 40세 이상 성인 또는 위험인자가 있는 30세 이상 성인은 선별검사를 매년 시행하는 것이 좋다.
먼저 당뇨 위험도 체크리스트를 통해 나이, 가족력, 혈압, 비만, 흡연, 음주 등의 위험인자를 점수화해 총점 5점 이상으로 위험도가 높은 경우에는 당뇨병 선별검사를 받아보는 것을 권한다.
앞서 언급한 당뇨병의 전형적인 증상인 다식, 다음, 다뇨, 체중감소 증상이 있으면서 무작위 측정 혈당 수치가 200mg/dL 이상인 경우 바로 당뇨병으로 진단 가능하다. 또한 △당화혈색소 수치 6.5% 이상 △8시간 공복 후 측정 혈당 126mg/dL 이상 △75g 경구포도당부하 2시간 후 측정 혈당 200mg/dL 이상 등 세 가지 기준 중 두 가지 이상 만족하거나, 다른 날 같은 검사 결과가 두 번 이상 나온다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만약 당뇨병으로 진단된다면 이상지질혈증, 고혈압, 비만에 대한 추가 진단을 하고, 초기 합병증으로 동반되는 당뇨망막병증, 단백뇨증, 그리고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에 따라 주기적으로 필요한 당뇨 합병증 검사를 진행해 적절한 치료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Q. 진단 뒤 어떤 치료가 이어지게 되나?
A. 당뇨병은 진단 즉시 적극적인 생활습관교정을 시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식이 교육을 받고 지속적인 상담과 교정이 당 조절에 효과적이다. 매일 일정한 시간에 적절한 양의 음식을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탄수화물은 총열량의 50~60%, 지방과 단백질은 각각 20% 내외로 섭취하는 걸 권장한다. 다만 식습관, 기호도, 치료 목표에 따라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또한 당, 나트륨 섭취를 줄이고 금연, 금주하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은 식이섬유가 풍부한 통곡물, 채소, 콩류, 유제품 등을 섭취하고,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을 챙겨야 한다.
식사요법이나 운동요법만으로 조절할 수 없는 제2형 당뇨병의 경우 당화혈색소를 고려해 경구 혈당강하제로 약물치료를 한다. 또 인슐린을 직접 투여하는 인슐린 치료 요법이 있다. 주로 인슐린이 결핍돼 있는 제1형 당뇨병을 비롯해 혈당이 잘 조절되지 않는 제2형 당뇨병, 당뇨병 합병 임신, 급성 합병증, 감염, 염증, 수술 등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필요한 경우 인슐린 치료를 시행한다.
어떠한 치료든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노력이 동반돼야 한다는 것이다. 식사요법, 운동요법을 잘 이행하고 절대 자의적으로 약을 중단하지 말고 치료 중 불편감이 생기거나 문의 사항이 있는 경우 주치의와 상의 후 조치해야 한다.
Q. 국내 당뇨 환자의 조절률이 낮은 실정이라고 하는데, 조절률을 높여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A. 2022년 발표된 대한당뇨병학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2020년 당뇨병이 있는 30세 이상 성인 중 65.8%만이 당뇨병이 있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이 가운데 10명 중 6명이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치료 중인 경우에도 조절률은 24.5%로 4명 중 1명만 당화혈색소 6.5% 미만 기준에 부합하는 조절률을 보였다. 이처럼 현재 국내 당뇨병 환자의 당 조절률은 매우 낮은 상황이다.
당뇨가 있는 환자는 심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1.56배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관 합병증인 심근경색증, 허혈성 뇌졸중뿐만 아니라 심부전, 말기신질환의 발생률 또한 증가한다. 당뇨병은 합병증 발생 또는 사망률 증가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조기에 진단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Q. 당뇨를 예방하거나 극복할 수 있는 생활 속 방법이 있을까?
A. 당뇨병을 예방하는 방법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생활습관 관리다. 만약 체질량지수 23kg/m2의 성인이라면 체중의 5~10%를 감량하고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이를 위한 올바른 식습관 개선과 함께 주 150분 이상, 중강도 이상의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매년 규칙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검진 시 수치를 주의 깊게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뇨병을 진단받았을 때는 의료진과 상의해 조기에 생활습관 교정, 약물치료 등을 진행하는 게 바람직하다. 혈당 목표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제때 적절히 치료받는 것이 합병증을 예방하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는 데 중요하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