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층의 약 20%가 유승민 전 의원·이준석 전 대표·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신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이 같은 결과가 국민의힘 비영남권 총선에 큰 위협이 될 거라고 내다봤다.
쿠키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 거주 만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유 전 의원·이 전 대표·김 전 비대위원장 신당이 나올 경우 어느 당을 지지하는지’ 묻자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겠다는 응답이 32.0%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31.0%로 민주당과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신당 지지율은 16.0%였고 지지정당 없다(11.3%), 기타 정당(4.7%), 정의당(2.9%), 잘모름·무응답(2.2%) 순이었다.
정치성향별로 살펴보면 보수층과 중도층의 5명 중 1명이 신당을 지지했다. 보수층은 과반이 넘는 50.1%가 국민의힘을 가장 많이 지지했고 신당은 19.2%였다. 중도층은 민주당 지지율(33.2%)이 가장 높았고 신당은 18.9%로 나타났다.
최근 정치권은 총선을 앞두고 제3지대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유 전 의원과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 의지를 강하게 표명했다. 그는 15일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신당 창당 가능성이 이제 60% 정도 된 거 같다는 질문에 “그쯤 됐다”며 “당대표를 지냈기 때문에 최대한 지켜보고 움직일 것이다. 또 창당이나 다른 행보를 한다면 같이 움직여야 할 세력이 있는데 내부 정리를 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최근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장, 이 전 대표와 함께 회동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달 19일 KBS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신당 창당 가능성 관련)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선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이 당과 함께하지 않을 경우 총선 패배가 우려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3일 국회에서 ‘국민의힘, 이준석·유승민과 어떻게 연대할 것인가’ 토론회를 통해 “이 전 대표와 유 전 의원이 함께하면 (내년 총선에서) 과반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함께하지 못하면 100석이 안 되는 초라한 결과로 정부도 식물정부가 되고 사실상 혼돈의 연속으로 남은 임기를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신당 창당이 실제로 이뤄질시 국민의힘의 비영남 지역 선거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강윤 정치평론가는 15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보수를 넓은 의미로 바라봤을 때 이 전 대표 신당이 꽤 많은 지분을 갖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의힘의 수도권 내지는 비영남권 지역 선거에서 큰 위협 요인이 될 거 같다”고 관측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가 정말 창당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한다”며 “이준석 계열의 잠재적인 영향력을 충분히 엿볼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다”라고 바라봤다.
이번 설문조사는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ARS 여론조사(무선 89.2%)와 전화면접(유선 10.8%)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2.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 3.1%p다. 표본 추출은 유무선 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무작위 추출 방식이며 통계보정은 2023년 9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 기준 성·연령·지역별 가중치 부여 방식으로 이뤄졌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길리서치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