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장관이 연일 호남에 얼굴을 비추면서 ‘조국 신당’ 창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18일 전북 전주에서 북 콘서트를 개최한 데 이어 19일에는 광주 광산구에서 열린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출판기념회에 영상 축사를 통해 인사했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함께 근무한 인연을 축사의 이유를 들었지만, 호남을 기반의 신당을 창당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민형배 의원은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비서관으로 광산구청장으로 맹활약했고, 국회 입성 후에는 검찰 독재와 꿋꿋이 싸웠다”며 “안팎에서 이런저런 비난의 말이 있었지만 소신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간 것을 지켜보고는 존경의 마음을 더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개인적 사정이 여의치 않아 영상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며 “존경하는 광주시민들이 출판기념회를 통해서 민 의원의 고민과 문제의식, 비전을 공유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영상 화면에 조 전 장관의 얼굴이 보이자 이날 출판기념회를 찾은 광주시민은 열렬한 박수를 보냈다. 

또 조국 전 장관과 가까운 인사들이 이날 2부 토크 콘서트에 참석해 조국 신당에 관해 얘기했다. 사회를 맡은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는 ‘연합 정치’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진보 진영 신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 교수는 민 의원의 절친으로 전해진다.

박 교수는 “표적이 하나로 너무 집중되는 것은 안 된다. 우리 진영에 뭔가 한쪽으로 몰리지 않는 다른 색을 가진 정당이 출연하고 연합할 수 있는 형태가 꾸려져야 한다”면서 “조국 신당이 혹시 나오느냐”고 물었다. 

질문의 형식을 갖췄지만, 조국 신당의 필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또 조국 신당에 대한 호남 민심을 묻기 위한 의도로도 해석된다.

최강욱 전 의원은 “신당의 출현은 국민의 뜻을 어떻게 받들 수 있는 지표를 제시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조국 신당’이란 이름을 불리는 것 자체는 말이 안 된다”며 “다만 우리 앞에 놓인 정치 현실을 극복하는 데 선거 승리가 필요하다면서 귀 기울여 충분히 토론해야 할 일”이라고 답했다. 

진보 진영 내 신당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조국 신당’이라고 불리는 것은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조국 전 장관의 제자로 알려진 김용민 의원은 조국 신당의 출현을 묻는 말에 탄핵이 필요하다는 말로 대신했다. 

김 의원은 “군사 독재 시절에는 무섭고 헌법적 수단이 없었지만 지금은 검찰 독재를 종식시킬 수 있는 ‘탄핵’이 있다”며 “반윤 연대를 형성할 수 있는 행동을 민주당이 먼저 보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선거 연합보다 윤석열 탄핵 발의가 먼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호남에 계속해 얼굴을 비추는 조국 전 장관의 행보가 호남 지역구 후보를 내는 신당 창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2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비례대표제가 어떻게 결정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조국 신당이 만들어지면 호남에 지역구 후보를 낼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국 전 장관은 상대적으로 호남에서 이재명 대표보다도 비호감도가 낮고, 윤석열 정부와 싸우는 이미지가 더욱 선명하다”며 “이준석이 대구 출마하는 것보다 조국이 호남서 출마하는 게 더욱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