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선 장제원 “적진 뛰어들라”…중진 되니 “난 서울 안 가”

초선 장제원 “적진 뛰어들라”…중진 되니 “난 서울 안 가”

12년 전 초선 때 ‘중진 험지 출마’ 쓴소리
‘중진 험지 출마’ 인요한표 혁신안 나오자 “부산 남을 것”
윤태곤 “장제원 불출마하면 與 숨통 트일 것”

기사승인 2023-11-21 06:00:35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 사진=박효상 기자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이 인요한 혁신위의 험지 출마 요구에 사실상 반대 입장을 냈다. 10여 년 전 당을 위해 중진의 헌신을 촉구한 초선 의원 때의 모습과는 정반대다. ‘선당후사(先黨後私, 개인 안위보다 당을 위해 희생)’도 본인을 제외한 이야기냐는 자조 섞인 비판이 나온다.

장 의원은 지난 2011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현 지역구에 출마하려는 선배 의원들을 향해 “민주통합당 간판급 주자들의 과감한 승부수(에는) 뭔가 반드시 이뤄 보려는 치열함이 보인다. 근데 한나라당은 안주하려고만 한다”고 쓴소리를 냈다. 

야당 대선급 주자들의 험지 출마를 언급하면서 “(우리 당) 중진 선배님들은 뭐하냐. 아무도 적진에 뛰어드시질 않느냐”며 “그냥 의원 한 번 더 하시려면 자신 지역구에 나가시라”라고 당차게 기득권 선배 정치인들을 비판했다.

하지만 10여 년이 지나고 장 의원이 당의 중진이자 핵심 권력에 가까워지자 태도를 180도 바꿨다. 장 의원은 최근 인요한 혁신위가 내놓은 ‘중진 험지 출마’ 혁신 요구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밝혔다. 

험지 출마 대상 중진 의원이 특정되지 않았음에도 자신을 겨냥한 것이라고 스스로 생각한 것인지 장 의원은 “지역을 떠나지 않겠다”고 먼저 선언했다.

장 의원은 지난 11일 경남 함양체육관에서 열린 여원산악회 창립 15주년 기념행사에서 “알량한 정치 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며 “‘자리를 탐하지 말고 업적을 탐하라’고 했던 아버지 말씀을 가슴에 간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최측근 인사로 평가된다. 대선 경선 후보 때 캠프 총괄실장으로 영입됐으며 대통령 인수위 때는 비서실장으로 지목돼 측근서 대통령을 보좌했다. 대선 때는 전권을 받아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대표의 단일화 협상을 주도하기도 했다. 또 집권 여당이 된 이후에는 사실상 당내 권력의 핵심으로 불리기도 했다. 친윤 김기현 당 대표 체제도 장 의원의 작품이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20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정치인들이 자신 입장을 180도 바꾸는 것이야 이젠 놀랄 일도 아니다”라면서 “장 의원은 본인의 거취에 대한 이목 집중이 안 되길 바라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윤핵관 중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게 되면 국민의힘이 전반적인 숨통이 트이고, 당의 혁신의 선명성을 짙게 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쿠키뉴스에 “정치인은 상대 당 정치인을 비판하기 전에 거울을 보고 정치를 하는 게 맞다”고 짧게 말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황인성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