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에서 올해가 끝나는 12월까지 국내 증시는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업 경기 반등 신호 지연과 밸류에이션 기준이 적정 수준에 도달했다는 게 이유다. 그러나 내년에는 투자심리 회복에 따른 증시 거래대금 증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오는 12월 코스피 예상 밴드를 2400~2550으로 제시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밸류에이션이 적정 수준에 위치했다”며 “밸류에이션 고평가 영역은 아니지만 동시에 저평가 구간도 지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 지수의 추가 상승세를 위해서는 내년 이익 전망치가 추가로 개선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현재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0.5배로 추가 상승 여력을 크게 보기 어렵다고 봤다.
노 연구원은 “관건은 내년 이익 전망 신뢰를 위해 글로벌 제조업 경기 확장에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며 "그전까지 추가 상승 랠리에 갖는 부담감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계 제조업 경기 반등을 살펴볼 때 중국 전산업 및 제조업 경기 회복이 생각보다 지연되고 있다”며 “경기 부양책 시행 필요성을 높일 수 있겠으나, 데이터로 회복세를 관찰하기 어렵다는 사실은 우려 요인이다. 연말까지 코스피 상단을 열어 두고 대응하기보다 박스권 대응을 고려해야 하는 이유”라고 덧붙였다.
다만 연말 국내 증시 박스권 흐름에도 오는 2024년에는 일평균 거래대금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공매도 금지 조치 직후에는 증시 변동성이 큰 모습을 나타냈으나, 기간이 경과함에 따라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공매도 금지 조치가 증시 하방을 지지해 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는 게 하나증권 측 설명이다.
공매도 금지 조치 이후 거래주체별 수급을 살펴보면 코스피 시장에서 개인은 4조5813억원을 매도했고,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2조4305억원, 2조6002억원의 순매수를 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 시에는 일정 기간 경과 이후 증시가 상승하는 구간에서 거래대금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내년 투심이 회복된다면, 과거 사례처럼 증시 거래대금 증가 및 증권사 브로커리지 수익 확대를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안 연구원은 “당장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투자자 예탁금이 이전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심 회복에 따른 증시 거래대금 증가 민감도가 과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판단했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