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섭 KT 대표가 첫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했다. 조직을 재정비하고 외부인사 등을 영입, 쇄신에 박차를 가한다.
KT는 30일 오는 2024년 조직개편과 임원 인사를 발표했다. KT는 이번 개편 및 인사를 통해 기업의 준법 경영을 강화하고 대내외 신뢰 회복과 함께 장기적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개편안에 따르면 KT는 그룹Transformation부문을 해체하고, 본사 스탭 조직인 CSO(최고전략책임자), CFO(최고재무책임자), CHO(최고인사책임자) 등을 CEO 직속으로 편제하고 경영지원 기능을 더욱 체계적으로 조직화한다.
기존의 IT부문과 융합기술원(R&D)을 통합한 ‘기술혁신부문’도 신설한다. 연구 단계에서부터 서비스 구현까지 기술개발 전 과정의 혁신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AI(인공지능) 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하고 기존 AI2XLab과 외에도 AI Tech Lab을 추가로 신설해 AI 분야 핵심 기술 경쟁력을 키워간다는 방침이다. 기술혁신부문 산하에 클라우드와 AI, IT 분야의 역량이 뛰어난 고수 집단의 ‘KT컨설팅그룹’을 신설해 고품질 과업 수행을 담보하고 B2B 시자에서 전문성으로 승부한다.
임원 규모도 축소됐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상무보 이상 임원을 20% 줄인다. 상무 이상의 임원은 98명에서 80명으로, 상무보는 기존 312명에서 264명으로 규모를 줄였다. KT그룹사이 핵심 보직이 KT 임원들의 퇴임 수순으로 활용됐던 기존 관행을 폐지, 전문성과 역량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인사를 배치한다.
부사장과 전무 등 4명의 주요 임원이 외부에서 영입됐다. 신설된 기술혁신부문장(CTO)으로 오승필 부사장을 영입했다. 오 부사장은 야후와 마이크로소프트, 현대카드/커머셜 등을 거친 IT 전문가다.
기술혁신부문 산하 KT컨설팅그룹장에는 정우진 전무를 영입했다. 정 전무는 삼성SDS,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 LG CNS 등을 거친 디지털클라우드 기술 컨설팅 전문가로 꼽힌다. LG CNS는 김 대표의 ‘친정’이기도 하다.
법무실장으로는 검사 출신 변호사(법무법인 대륙아주) 이용복 부사장을 영입했다. 이 부사장은 사법연수원 18기로 지난 1992년부터 2008년까지 검사로 재직했다. KT의 다양한 법적 이슈 조정과 대응에 탁월할 역량을 발휘한다는 전망이다.
경영지원부문장으로는 신문방송학 교수 경력 및 미디어 전문성을 보유한 임현규 부사장을 영입했다. 임 부사장은 대외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로 꼽힌다. KT의 경영지원 고도화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업계에서 인정받는 전문가를 영입해 전문성을 기반으로 사업경쟁력과 경영 관리를 고도화할 것”이라며 “객관성과 공정성 제고를 위해 법무와 윤리(감사), 경영지원 부서장을 모두 외부 전문가로 영입했다”고 밝혔다. 윤리 부서장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주요 보직에 내부 인재도 보임했다. Customer부문장에는 직무대리였던 이현석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B2C 마케팅총괄 역할을 맡게 됐다. 이 부사장은 단말 마케팅 분야 전문가로 Device본부장과 충남/충북광역본부장을 역임하며 마케팅 트렌드 및 시장 전략 분석에 우수한 역량을 보유한 만큼, 치열한 B2C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는다.
네트워크 전문가인 대구/경북광역본부장 안창용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Enterprise부문장으로 보임됐다. 안 부사장은 광역본부장 재임 시, B2C-B2B-네트워크 조직을 한 방향으로 결집하는 조직운영 리더십이 탁월했다는 평을 받았으며, 네트워크 운용 전문성을 토대로 B2B사업의 창의적인 디지털 혁신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CSO에는 다년간 전사경영전략 수립을 바탕으로, Customer 전략부서를 리딩하고 있는 박효일 전무를 보임했다. CFO에는 그룹 내 재무 분야에서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하고, 특히 BC카드, 케이뱅크 등 금융 그룹사에서의 CFO 경력을 보유한 장민 전무를 중용했다. CHO에는 인사와 기업문화, 커뮤니케이션 전략 부서를 두루 거친 고충림 전무를 확정했다. 이들 3명은 이번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해 회사의 펀더멘탈을 굳건히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는 KT가 디지털 혁신 파트너로 도약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고객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도록 KT 그룹 임직원과 함께 총력을 경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조직개편 및 인사 관련 긍정적인 평가도 나온다. KT 전·현직 임직원들이 모인 ‘K-Business 연구포럼’을 이끄는 한영도 상명대 교수는 “본사 스탭조직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사업부문과 현장조직은 안정성을 택한 것 같다”며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하고 컨설팅 조직을 통해 AI 사업을 지원하는 등 비전-전략-혁신-사업 부문의 정렬성을 맞춘 조직 개편으로 보인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조직 개편구조에 맞추어 내부 전문가와 외부 영입 전문가가 적재적소에 잘 배치된 인사”라고 말했다.
소수 노조인 KT새노조도 “구현모 전 KT 대표 당시 실장급 이상 임원이 대폭 물갈이 됐다. 범죄와 부실경영에 책임 있는 이들을 대폭 물갈이한 점은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현장 조직은 변동이 거의 없어 유감이다. 추후 낙하산 경영진에 대해서도 철저히 감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