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장 우회 낙찰’ 동양생명 대표…임기 남기고 결국 사임

‘테니스장 우회 낙찰’ 동양생명 대표…임기 남기고 결국 사임

기사승인 2023-12-07 17:14:05
동양생명

‘테니스장 우회 낙찰’로 논란을 빚은 저우궈단 동양생명 사장이 임기를 남겨놓고 돌연 사임했다. 금융감독원은 이와 별개로 조사를 계속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 4일 오후 3시 임시 이사회와 임원추천위원회를 개최하고 저우궈단 사장 후임으로 이문구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선임했다. 이 전무는 내년 2월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신임 대표로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이 전무에 대해 “동양생명 CMO, 영업부문장을 역임하고 다양한 업무에 대한 리더십 등을 두루 갖췄다”면서 추천 이유를 밝혔다. 저우궈단 사장은 이사회가 열리기 직전 사임을 발표했다. 공식적인 임기 종료는 내년 2월까지였다.

저우궈단 대표는 건강상의 이유 등으로 사임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테니스장 사업 관련 논란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금감원은 지난 9월 동양생명 현장검사(잠정) 결과를 발표해 동양생명이 테니스장 운영을 위해 비용 대부분을 보전해 주는 등 회사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을 체결하고 경영진이 사업비를 불합리하게 운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동양생명보험지부가 지난달 13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동양생명 본사 앞에서 사장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정진용 기자

금감원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해 12월 서울 중구 장충테니스장 사용권을 스포츠시설 운영업체 필드홀딩스로부터 26억7000만원에 취득했다. 직전 운영가 낙찰액은 3억7000만원이었다. 동양생명 측은 “직전 낙찰가 3억7000만원은 1년(2021년)에 대한 낙찰가”라며 “동일한 운영자가 낙찰을 받았던 3년 동안 총 낙찰가액(11억2600만원)을 기준으로 하면 동양생명의 3년 예상 소요비용은 실제 2.36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5년 이내 테니스장 운영 실적이 없었던 동양생명은 장충테니스장 운영자 선정 입찰공고상 입찰에 직접 참여할 수 없었다. 하지만 동양생명은 헬스케어 관련 광고비라는 명목으로 큰 돈을 지불하는 식으로 필드홀딩스를 앞세워 장충테니스장을 낙찰받았다.

동양생명은 시설보수 등에 들어가는 비용도 합리적 검토 없이 전액 부담했으며, 일부 임원들은 별도의 절차나 비용 없이 테니스장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등 사후 관리도 미흡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임원이 회사 내규를 위반해 경비를 사용했음에도 적절한 내부통제 없이 지급하고, 임원 업무추진비 등을 객관적 근거 없이 인상하는 등 사업비를 불합리하게 운용한 사실도 드러났다. 

동양생명 노조는 지난달 기자회견을 열고 “저우궈단 대표가 그동안 보여온 무능과 불통의 경영방식 때문에 동양생명이 ‘비리 온상’이 됐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또 노조는 해당 사안이 검찰에 이첩될 때까지 퇴진 투쟁을 계속하겠다면서 금감원에 조속히 최종 조치를 발표할 것을 촉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제재 처리 사후 조치 중”이라며 “최종 조치가 나오면 공시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사기관 통보와 관련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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