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 만한 아우 없네…‘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쿡리뷰]

형 만한 아우 없네…‘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쿡리뷰]

기사승인 2023-12-20 08:00:01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육아에 여념 없는 초보 아빠이자 심해왕국 아틀란티스의 왕. 아쿠아맨(제이슨 모모아)의 삶은 180도 달라졌다. 종일 이어지는 회의와 왕궁 의회 소집까지, 바쁘게 돌아가는 바닷속 세상에서 아쿠아맨은 제 방식대로 소중한 것들을 지킨다. 이렇듯 행복하게 살아가던 아쿠아맨을 위협하는 검은 그림자가 나타났으니, 과거 맞붙었던 악당 블랙 만타(야히아 압둘 마틴 2세)다. 가족과 바다를 지키기 위해 아쿠아맨은 다시 삼지창을 든다. 

영화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감독 제임스 완)은 5년 전 개봉한 전편 ‘아쿠아맨’을 알차게 활용하고 확장한다. 주 악당부터가 전편에도 등장했던 블랙 만타, 케인이다. 전편에서 반목했던 이부동생 옴(패트릭 윌슨) 역시 주요하게 다뤄진다. 이외에도 아쿠아맨 아버지 역을 맡은 테무에라 모리슨과 아틀라나를 연기한 니콜 키드먼 등 친숙한 얼굴들이 아틀란티스를 배경으로 마구 활보한다. 전편과의 끈끈한 연결성은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의 세계에 금세 빠져들게 한다.

익숙함을 무기로 삼은 작품이다. 반대로 말하면 새로움을 찾긴 어렵다. 변화를 겪은 주인공이 새로운 위협을 맞닥뜨리고 일련의 위기를 거쳐 성장하는 히어로 영화의 전개 방식을 그대로 취한다. 신선함은 다양한 볼거리에서 나온다. 신비로운 바닷속 세계는 물론 영화 ‘아바타’ 시리즈를 연상시키는 광활하고 신비로운 정글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세계관 역시 넓어졌다. 고대 아틀란티스 제국의 에너지원이던 오리할콘을 비롯해 금단의 무기 블랙 트라이던트 등 전작에는 나오지 않았던 여러 요소를 통해 이야기를 끌고 간다.

‘아쿠아맨과 로스트 킹덤’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주)

영화는 메시지를 주는 데에도 열심이다. 가족 화합과 편견 극복부터 인간과 자연의 공존, 온실가스로 인한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 등 공익적인 주제까지 빽빽하게 담겼다. 처음엔 흥미롭게 보이다가도 의미 있는 화두가 극 내내 범람하다 보니 피로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전달하는 방식 역시 지나치게 설명적이다. 이야기 전개와 메시지를 엮는 시도는 좋지만 오락영화인 작품의 본질과 겉도는 인상이 강하다. 화려한 액션이 아쉬운 부분을 열심히 만회하지만 효력이 길진 않다. 후반부에 다다를수록 조금씩 유치해지는 분위기에 몰입감 역시 쉽게 깨진다.

기댈 곳은 역시나 아쿠아맨이다. ‘아쿠아맨’ 시리즈의 유쾌함은 제이슨 모모아에게서 나온다. 제이슨 모모아는 이번 편에서도 특유의 능청맞은 연기로 아쿠아맨을 차지게 표현한다. 비중은 많지만 그가 전면에 배치된 느낌은 아니다. 아서 커리가 아쿠아맨으로 도약하는 과정을 다뤘던 첫 편과 달리 이번 편은 굵직한 사건 위주로 흘러간다. 동시에 옴이나 토마스 커리 등 아쿠아맨을 중심으로 한 관계성을 되짚는다. 그렇지만 아쿠아맨의 현신과도 같은 제이슨 모모아의 활약상은 이번에도 눈에 띄게 도드라진다. 쿠키영상은 1개다. 내용 전개와는 관련 없다. 20일 전 세계 최초 개봉. 상영시간 124분. 12세 이상 관람가.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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