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고구말’은 국회가 있는 여의도와 고구마, 말의 합성어로 답답한 현실 정치를 풀어보려는 코너입니다. 이를 통해 정치인들이 매일 내뱉는 말을 여과없이 소개하고 발언 속에 담긴 의미를 독자와 함께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과 이준석 전 대표의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 안 의원은 이 전 대표를 신경 쓰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세웠지만 이 전 대표의 실언으로 이 같은 문제가 재조명됐다.
이준석 “이러니 밥이 넘어 가냐고 이 새끼가”
최근 이 전 대표는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안 의원과의 일화를 얘기하면서 욕설을 사용했다.
이 전 대표는 20일 JTBC 유튜브 채널 ‘장르만 여의도’ 방송에 출연해 ‘정말 정치를 하면 안 되는 사람’ 사례로 ‘복국집에서 시끄럽게 남 욕하다가 조용히 좀 하세요라는 면박을 들은 사람’을 꼽았다. 지난달 서울 여의도 인근 식당에서 오찬을 하던 중 이 전 대표가 옆방에서 자신을 지적하는 안 의원의 대화를 듣고 고함을 쳤던 상황을 비판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당시 상황을 재현하면서 “이러니 밥이 넘어 가냐고 이 새끼가”라고 발언했다.
관련 발언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즉시 사과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안 의원과 복국집에 있던 일화를 재현해서 현장반응을 설명하다가 ‘새끼’라는 표현이 들어갔다”며 “안 의원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더 조심히 방송에 임하겠다”고 적었다.
안철수, 이준석 제명해야…서명운동 촉발
최근 대립은 안 의원이 이 전 대표가 자신에 대한 가짜뉴스를 퍼뜨렸다고 밝히며 국민의힘 제명 서명운동을 진행한 것으로 촉발됐다.
안 의원은 지난 10월 12일 이 전 대표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당시 가짜뉴스를 퍼뜨렸다며 제명 서명운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3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표 제명을 위한 서명 운동에 4만1348명이 참여했다”며 “지금까지 받은 명단을 당에 제출하고 당의 결정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 같은 안 의원의 제명 요구에 무시 전략을 내세웠다. 그는 지난 10월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후 취재진을 만나 “아픈 사람은 상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지난 10월 13일 페이스북에 “내가 세 번째 패배 책임으로 본인을 지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라디오 방송에서 본인이 보기 3번인 것을 ‘내가 세 번째 책임이라고 이준석이 했다’라고 하는 걸 보면 한심하다“고 해명했다.
안철수 “이준석만 관심 갖던 일방 관계”
안 의원은 이 전 대표와의 관계에 대해 상대방이 관심을 갖는 일방적 관계라고 밝혔다.
안 의원은 지난 18일 JTBC 유튜브 라이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 “(이 전 대표에 대해) 지난 10년간 일방적 관계다”라며 “그쪽에서 나를 싫어하고 나는 무관심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가 안 의원을 미워하는 이유를 묻자 “(이 전 대표가) 처음 나온 선거에서 내게 큰 차이로 떨어졌다”며 “지난 2016년에 국민의당을 창당하고 3번으로 나왔는데 이 전 대표가 1번이었다. 당시 상처가 컸을 것”이라고 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