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집도의 “속목정맥 앞부분 60% 잘려…순조롭게 회복 중”

이재명 집도의 “속목정맥 앞부분 60% 잘려…순조롭게 회복 중”

서울대병원 첫 공식 브리핑
“의료법 때문에 종전 브리핑 취소…이재명 동의로 발표”

기사승인 2024-01-04 12:40:31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수술 경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김은빈 기자

흉기 피습을 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치료 중인 서울대병원 의료진이 직접 입을 열었다. 이 대표는 흉기 피습으로 1.4㎝ 크기의 자상을 입었으며, 9㎜ 길이의 봉합수술을 해 현재 회복 중인 상태라고 밝혔다. 

이 대표 집도의인 민승기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는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브리핑을 열고 “다행히 잘 회복해 수술 다음날 병실로 이송됐고 현재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칼로 인한 외상의 특성상 추가적인 손상이나 감염 그리고 혈관 수술한 부위 합병증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경과는 조금 더 잘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 교수는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그는 “칼로 인한 자상으로 인해 속목정맥 손상이 의심되는 상황이었다”며 “목 부위는 신경, 혈관, 기도, 식도 등 중요한 기관이 몰려있는 곳이라 상처 크기는 중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속목정맥(내경정맥)이나 속목동맥(내경동맥)의 혈관재건술은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라며 “수술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웠던 만큼 경험 많은 혈관외과 의사의 수술이 꼭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목빗근(목을 돌리는 근육) 위로 1.4㎝ 크기의 칼로 찔린 자상이 있었다. 속목정맥 앞부분의 60% 정도가 예리하게 잘려 있었고 피떡(혈전)도 고여 있었다”면서 “속목동맥의 손상은 다행히 없었다. 주위 뇌신경이나 기도 손상은 관찰되지 않았다”고 했다. 

마취는 2일 오후 4시5분부터 시작해 4시20분 수술이 이뤄졌고, 18시까지 1시간 40분동안 진행됐다. 그는 “꿰맨 길이는 약 9㎜ 정도로 근육에 피떡을 다 제거하고 클립을 물어 세척했다. 피떡이나 고름이 수술 부위에 고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배액관을 집어넣고 상처를 봉합했다”고 전했다.

서울대병원이 브리핑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일 이 대표의 응급 치료와 관련해 예정했던 오후 브리핑을 오후 6시40분쯤 돌연 취소했다. 그간 의료진이 아닌 당이 이 대표의 수술 경과 등을 발표하자, 환자 상태의 객관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거 2006년 야당 대표이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흉기 피습을 당했을 때는 치료를 맡은 세브란스병원의 병원장이 수술 경과 등을 발표했었다.

이날 브리핑 사회자로 나선 박도중 서울대병원 대외협력실장은 “당초 언론 브리핑을 준비했지만 법리 자문 결과 의료법,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에 환자 동의 없이 의료정보를 발표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수술 후 환자(이 대표)가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었고, 외상 환자의 특성상 안전이 최우선이라 브리핑을 진행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대표가 많이 회복해 언론 브리핑을 상의했고, 동의해줘서 오늘 치료 결과를 말씀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대병원에 외상센터가 없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민 교수는 “서울대병원은 2021년부터 서울시 중증외상 최종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난이도가 높은 중증 외상 환자들을 치료하는 곳으로, 중증외상 전문가들로 구성된 외상외과 세부 분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시 부산대병 권역외상센터장과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당직 교수 및 중증외상센터 당직 교수와 연락이 돼서 이 대표의 이송을 결정했다”고 부연했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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