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태영건설 대주주, 고강도 자구계획 제시해 신뢰 얻어야”

이복현 “태영건설 대주주, 고강도 자구계획 제시해 신뢰 얻어야”

지주회장 및 산은·기은행장과 신년간담회
“부실기업 구조조정, 자기책임 원칙 엄격 적용할 것“

기사승인 2024-01-09 09:31:05
태영건설. 연합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태영건설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에 대해 “이해관계자의 고통 분담을 수반하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은 자기 책임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금감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7개(KB‧신한‧농협‧우리‧하나·한국투자‧메리츠) 금융지주 회장·은행장 및 산업·기업은행장과의 신년 금융현안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이 금감원장은 “워크아웃은 채무자와 채권단이 중심이 돼 상호 신뢰와 양보를 바탕으로 합의해 나가는 것이 원칙”이라며 “자력이 있는 대주주가 워크아웃 중 필요한 자금을 최대한 지원한다는 상호 신뢰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권단은 워크아웃 신청 기업에 대한 금융채권을 유예하여 유동성 여유를 주고, 채무자는 상거래채무와 같은 비금융채무 상환에 필요한 운영자금을 부담하는 것이 기본 구조라는 설명이다.

채무자와 대주주는 강도 높은 자구계획을 제시함으로써 신뢰를 얻어야 하고, 이런 요청은 주주 유한책임 원칙이나 시장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이 금감원장의 이 같은 발언은 태영그룹의 자구안 및 자구안 이행 의지가 워크아웃 추진을 지원하기엔 부족하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태영 측은 오는 11일 열리는 제1차 채권자협의회를 사흘 앞둔 8일에서야 자회사인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잔액 890억원을 태영건설에 납입했다.

태영그룹은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자금 중 890억원을 티와이홀딩스의 태영건설 관련 연대보증 채무를 갚는 데 썼는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은 이를 태영건설 지원으로 인정할 수 없고 법정관리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태영건설이 결국 입장을 바꿈에 따라 워크아웃 협상 분위기에 변화가 생겼다.

이어 이 금감원장은 “채권단도 채무자 측의 회사를 살리려는 의지가 확인될 경우 기업개선을 위해 불가피하다면, 채무자의 직접 채무 뿐만 아니라, 직간접 채무 또는 이해관계자에 대한 지원 등도 폭넓게 고려하는 것이 워크아웃의 본래 취지에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룹내 일부 계열사의 워크아웃 과정에서 모회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의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피할 수 있도록 워크아웃 신청기업 뿐만 아니라, 모기업 등 연관회사의 유동성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금감원장은 이날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로 구조조정이 지연된 취약기업이 시장 불안요인으로 작용되지 않도록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구조조정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향후 1~2년 내에 다시 저금리 환경에 기반한 부동산 호황이 올 수 있다는 막연한 기대를 근거로 예상되는 손실인식을 지연하고 구조조정을 미루기만 하는 금융회사가 있다면 좌시하지 않고 엄중 대응할 것”이라며 충분한 손실흡수능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경각심을 갖고 충당금을 신속하게 적립하라고 지도했다.

이 금감원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협력업체가 여신거래상 불이익을 입지 않도록 지원하는 한편, 최근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영세 중소건설사에 대해서도 유동성 애로가 악화되지 않도록 상생금융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배려해달라고 요청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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