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이준석·양향자·금태섭 등 신당 추진 인사들이 모처럼 모여 기존 양당 정치의 폐해에 공감했다. 서로 생각의 차이가 존재하지만 연대하지 못할 이유가 없음을 확인하면서 제3지대 ‘빅텐트’ 가능성을 높였다.
9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의 출판기념회에는 신당을 창당했거나 준비 중인 정치 인사들이 모였다. 11일 탈당 기자회견을 예고한 이낙연 전 대표를 비롯해 개혁신당을 준비 중인 이준석 대표, ‘새로운 선택’을 창당한 금태섭 전 의원·류호정 의원 등까지 제3지대 지평을 열겠다는 이들이 함께했다.
출판기념회 자리인 만큼 양향자 대표에 대한 칭찬이 축사의 주를 이뤘으나 거대 양당 정치에 대한 성토와 함께 제3세력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나왔다.
이낙연 전 대표는 축사에서 “양당의 철옹성 같은 기득권 구조를 깨지 않고는 대한민국이 주저앉겠다는 절박한 위기의식으로 이 자리에 모였다”며 “새 구도를 만드는 데 양향자의 도전 의식이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 구도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맑은 물 뽑아내려면 허드렛물부터 뽑아내야 한다. 허드렛물 뽑아내는 노릇을 하라고 절 부른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양향자 의원이 얘기하고 있는 과학·기술 정책들을 그대로 수용할 의자가 있다면서 연대 가능성에 더욱 방점을 뒀다. 이 전 대표는 “어제 정강정책 발표를 통해 (개혁신당의) 언론관에 대해 얘기했고 언젠간 과학·기술 얘기를 할 때가 있을 텐데 양향자 의원의 모든 생각을 그대로 받아들일 생각”이라며 “여의도 재건축조합 유튜브에서 대담에서 양 의원의 과학·기술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경험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출판기념식에 참석한 이용섭 전 광주광역시장은 ‘통합신당’의 출현이 어긋한 한국 정치를 바로 세울 수 있을 것이라며 제3지대 빅텐트 출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자신이 특정 신당에 합류하기보다 중간에서 신당 간의 연대를 위한 교류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극단적인 양당 독과점 정치로 가서는 더 이상 미래가 없기에 신당의 출현을 바라왔다”며 “여러 신당 세력의 등장이 이뤄졌고 이제 성공하기 위한 통합신당의 출현, 단일대오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그마한 이념·정책 차이, 유불리 등을 떠나 ‘빅 텐트’ 통합신당으로 가야만 국민 대다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그런 포괄적인 국민 정당이 될 수 있다”며 “개별 신당에는 안 들어갈 것이고, 통합신당이 만들어지도록 뒷받침할 생각”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은 10일 탈당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탈당 후 신당 합류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만큼 양당을 탈피한 제3지대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