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에 맹활약…한국전력 임성진 “기운이 있나 봐요” [V리그]

생일에 맹활약…한국전력 임성진 “기운이 있나 봐요” [V리그]

기사승인 2024-01-11 21:56:30
생일을 맞아 축하를 받는 한국전력의 임성진(왼쪽). 한국배구연맹(KOVO)

“하늘이 도와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한국전력은 11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삼성화재와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3대 0(25-17 25-22 25-15)으로 승리했다. 한국전력(승점 32점)은 승점 3점을 획득해 현대캐피탈(승점 31점)을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한국전력 공격의 한 축인 임성진은 14점(공격성공률 60%)을 올리며 팀을 승리로 견인했다. 전·후위를 가리지 않고 시도한 공격은 족족 코트에 꽂혔다. 임성진과 함께 타이스(20점), 서재덕(10점) 등 공격수들이 제 활약을 펼쳤다. 

경기가 끝나고 임성진은 “오늘은 시작부터 운도 좋았고, 술술 풀리는 느낌이 들어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앞서고 있을 때 하나 두 개씩 잡히는 안일한 플레이가 있었다. 그런 부분을 조심해야 한다. 앞서고 있어도 이기려는 부분을 확실하게 해 경기를 끝낼 수 있을 때 빨리 끝내야 한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이날은 임성진의 생일이다. 생일을 맞아 팬들도 평소보다 더욱 큰 응원을 보냈다.

임성진은 “생일날 이겼으면 기분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는데 ‘괜히 생일날 죽 쓰는 거 아닌가’하면서 걱정도 했다. 그래도 조금 하늘이 도와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승리도 하고 수훈 선수로 선정돼 행복한 생일을 보내는 것 같다”고 미소를 지었다.

2세트 도중에는 임성진은 블로킹을 하는 도중 상대 선수의 스파이크에 얼굴을 맞았는데, 공이 삼성화재의 코트에 들어가면서 행운의 득점을 만들기도 했다.

또 2세트 10-6 상황에선 강력하게 때린 스파이크 서브가 피하려던 삼성화재 에디의 등에 맞고 득점이 인정됐다. 전체적으로 운이 따른 경기였다.

임성진은 “당시 공에 이마를 맞았는데 순간 두개골이 흔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잠시 휴식을 취하니 괜찮았다”면서 “오늘 뭔가 하늘이 도와주는 듯 했다. 생일을 축하해주는 건가 싶었다”고 돌아봤다.

임성진은 1월에 좋은 기억이 많다. 지난해 1월10일에 한국전력이 우리카드를 상대로 9연패를 탈출했는데, 임성진은 16점을 기록하며 팀의 연패 탈출의 일등공신이 된 바 있다. 당시 임성진은 “생일을 맞아 좋은 경기를 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올해에도 생일에 좋은 활약을 펼친 임성진은 “그때도 9연패 기간에 정말 힘들고 다들 고생도 많이 했고, 되게 간절해했다”고 되돌아보며 “생일의 기운이 작년에도 올해도 있는 게 아닌 가 싶다. 내년에도 기대해 보겠다”고 기대했다.

이날 트리플 크라운(백어택, 블로킹, 서브 에이스 각 3개 이상)을 블로킹 1개 차이로 아쉽게 놓쳤다. 경기 도중 관중석에서도 “임성진 블로킹 1개 더해야 해!”라는 응원이 들리기도 했다.

임성진은 “트리플 크라운을 하는 게 쉽지 않다보니 기회가 왔을 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형들도 블로킹 하나가 남아서 잡으라고들 하는데 내가 잡고 싶어도 기회가 없으면 할 수 없다”고 아쉬워하며 “그래도 이기고 있어서 경기를 재밌게 했다”고 말했다.

경기가 끝나고 생일 축하를 받는 한국전력의 임성진. 한국배구연맹(KOVO)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중위권 싸움 대열에 합류한 한국전력이다.

임성진은 “시즌 초반에는 전체적으로 모든 게 잘 안 됐다. 그래서 선수들끼리 서로 코트 안에서 짜증도 많이 내고 불만도 있고, 소위 말하는 남탓을 했다”면서 “그래봤자 코트에서 득이 될 게 없었다. 미팅을 하면서 서로를 이해해주고 도와주려 노력했다. 배구는 팀 운동이다.혼자서는 할 수 없다. 그런 방향을 잡고 얘기를 지금도 많이 한다. 코트에서 짜증내는 모습이 덜 나오고 불만이 덜 생겼을 때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 앞으로 시즌이 끝날 때 까지 해야 하는 우리의 숙제”라고 조직력을 최우선 과제로 잡았다.

임성진은 지난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하면서 상대의 서브를 집중적으로 받고 있다. 임성진의 이날 리시브 점유율은 무려 53.3%에 달했다. 하지만 그는 리시브 효율도 54.17%로 서브 공략을 잘 이겨냈다.

임성진은 “훈련을 할 때 최대한 서브를 받으려고 한다. 감도 생기고. 가다보면 자신감도 생기고 있다. 아직은 그래도 많이 부족하다. 끝까지 계속 노력을 하고 있다. 한시도 긴장을 놓을 수 없는 단계인 것 같다. 리시브는 은퇴할 때 까지 따라다닐 것 같다”고 얘기했다.

수원=김찬홍 기자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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