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박지원 등 ‘올드 보이’들의 정계 복귀 소식이 들려온다. 정치 신인의 진출을 가로 막는 구태정치 회귀라는 부정적 시선과 선배 정치인의 노련미를 통해 꽉 막힌 여의도 정치에 변화를 가져올 기회라는 기대감의 정서가 교차하고 있다.
6선의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15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 총선 ‘부산 중·영도’ 지역구 출마를 선언했다. 정계 은퇴를 선언했지만 번복하고는 다시 선수로 뛰겠단 것이다.
김 전 대표는 1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여의도 정치는 진짜 정치가 아니다”며 “국민에게 아주 저평가받고 있지 않느냐. 국민을 위해서라도 정치 복원이 필요하고 그런 요구가 있어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민주당만 보더라도 특정인을 죽이거나 지키기 위한 비명계 자객 공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여당도 구체적으로 말 하진 않겠지만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김무성 전 대표뿐 아니라 ‘올드맨’으로 불리는 인사들의 총선 도전이 계속되고 있다. 4선을 지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전남 해남·완도·진도 총선 출마를 선언하고 현재 지역을 오가면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4선의 정동영 전 통일부 장관은 전북 전주병 출마를 통해 5선 도전에 나서고 있으며 ‘피닉제’로 불린 이인제 전 의원은 충남 논산·계룡·금산에서 일찌감치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터를 다지는 중이다.
올드맨 복귀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우선 싸늘하다. 4선 이상 고문급 정치인들이 다시 국회 재입성을 하겠다는 것은 ‘새 정치’를 바라는 국민 정서상 맞지 않고, 일종의 ‘노욕’에 가깝다는 주장이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김무성 전 대표의 복귀 소식과 관련해 “(김 전 대표는) 탈당 해 탄핵을 했던 분”이라며 “지금 국민이 당에 편안하게 다선을 했던 사람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과연 당의 주자로 들이는 것에 여러 검토가 있지 않겠느냐”고 사실상 반대했다.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또 다른 여권 인사는 쿠키뉴스에 “이번 총선의 시대정신은 낡은 여의도 정치를 바꾸라는 것”이라며 “그 구태의 한복판에 있던 분이 다시 나서는 것은 국민들의 기대와 상당한 거리감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선배 정치인들의 노련미가 꽉 막힌 여의도 정치에 변화를 줄 거란 기대도 있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양극단의 정치가 팽배한 가운데 정치력 있는 중진들이 좀 중심을 잡아주는 게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그분들이 금배지 한 번 더 단다고 해서 정치적으로 엄청난 부귀영화를 누릴 것도 아니지 않겠느냐. 선배 정치인들의 경륜과 혜안으로 정치가 본연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