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한데 비싸다…보험계 ‘배달의 민족’, 서비스 시작

편한데 비싸다…보험계 ‘배달의 민족’, 서비스 시작

네카토 등 11개 플랫폼서 보험 비교·추천서비스 출시
자동차·용종보험 시작으로 여러 상품 추가 계획
가입까지 ‘원스톱’은 안돼…높은 보험료도 아쉬워

기사승인 2024-01-19 06:54:01
금융위원회
소비자가 여러 보험사 상품을 네이버, 카카오톡, 토스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한눈에 비교하고 추천 받을 수 있는 서비스가 출시됐다. 자동차보험과 용종보험을 시작으로, 점차 다양한 보험 상품이 플랫폼에 포함될 전망이다. 

핀테크사들이 운영하는 플랫폼에서 여러 보험사 온라인 보험상품(CM)을 비교하고, 적합한 보험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는 ‘플팻폼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이하 비교추천서비스)가 19일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참여하는 핀테크사는 네이버파이낸셜, 뱅크샐러드, 비바리퍼블리카, 카카오페이, SK플래닛, NHN페이코, 쿠콘, 핀다, 핀크, 해빗팩토리, 헥토데이터 11개사다.

금융위원회

자동차보험·용종보험 부터 시작…보험사 홈페이지로 이동해 가입

먼저 소비자들은 이날 9시부터 플랫폼을 통해 자동차보험과 용종보험을 비교·추천 받을 수 있다. 자동차보험의 경우 가입자가 2500만명에 달한다. 용종보험은 위, 십이지장, 대장 등 주요 기관에서 용종 진단 시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구조는 이렇다. 최저보험료, 최대보장범위 등 다양한 기준을 바탕으로 여러 보험사 상품을 비교할 수 있다. 플랫폼은 소비자 연령, 금융거래내역, 결제정보 등을 바탕으로 맞춤형 상품을 추천해준다. 여러 보험상품 중 가입할 의사가 있다면, 해당 보험사 홈페이지로 넘어가 상품을 가입하는 구조다.

자동차보험 비교추천서비스에는 7개 핀테크사(네이버 파이낸셜, 카카오페이, 비바리퍼블리카, 뱅크샐러드, 쿠콘, 핀크, 해빗팩토리)와 온라인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손해보험회사 10개가, 용종보험 비교추천서비스에는 1개 핀테크사(쿠콘)와 5개 생명보험사가 참여한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이 18일 서울 종로구 손해보험협회에서 열린 비교추천서비스 출시 사전점검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정진용 기자


닻 올린 비교추천서비스…“보험 상품 정보 비대칭성 해소 기대”

비교추천서비스는 정부가 1년여 넘게 공을 들여온 사업이다. 금융당국은 ‘공정경쟁을 위한 소비자 후생증진’을 주요 정책방향으로 설정하고, 3대 금융상품(대출·예금·보험 ) 플랫폼 비교·추천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보험상품은 일상생활과 밀접하지만 정보 비대칭성이 높아, 소비자가 체감하는 서비스 효용도 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8일 오후 4시 열린 비교추천서비스 출시 사전점검행사에서 “소비자들이 보험을 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비교 플랫폼 상품이 대출, 예금을 넘어 보험까지 확대가 되는데 앞으로도 모니터링하고 서비스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알고리즘의 접근성, 공정성 문제라던가 소비자 보호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금융감독원,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핀테크사업협회, 보험개발원 등 유관기관과 핀테크사, 보험사, 유인나 NH손해보험 홍보모델 등이 참석했다. 김 위원장은 자동차 보험을, 배우 유인나는 용종 보험을 가입해 보는 시연회도 이뤄졌다. 당국은 2년간 시범운영을 거친 뒤 연장 및 제도화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편의성, 접근성 높였지만…유명무실화 된 ‘보험다모아’와 다를까

문제는 수수료다. 플랫폼사와 보험사간 줄다리기 끝에 중개 수수료율은 3%대로 결정됐다. 고객이 비교추천 플랫폼을 통해 상품에 가입하면, 보험사가 플랫폼사에 보험료 3%를 중개 수수료로 지급해야 한다는 뜻이다. 수수료율 인상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내 자동차보험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는 4개 손보사(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KB손해보험)는 현행 대면, 전화(TM), 온라인(CM) 채널에 각각 적용되는 3개 요율에 더해 플랫폼 채널용 4번째 요율(PM 요율)을 도입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있던 ‘보험 다모아’ 처럼 유명무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보험다모아는 지난 2015년 금융당국과 손보, 생보협회 주도 하에 나온 보험 비교 플랫폼이다. 자동차보험, 실손의료보험, 보장성보험 등 각 보험사 온라인 상품 가격과 보장 내역을 비교, 검색할 수 있다. 하지만 인지도 부족으로 한계가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22년 기준 일평균 방문자수 6836명에 그쳤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사 홈페이지에 와서 가입하는 게 더 저렴한데 과연 소비자 호응이 얼마나 될 지 의문”이라며 “플랫폼사가 많이 참여하기는 했지만 결국은 네이버만 살아남지 않겠나”고 봤다.

또다른 관계자는 “비교추천 서비스는 한마디로 ‘배달의 민족’이다. 플랫폼이 중간에 껴있다 보니 보험료는 기존 다이렉트 사이트보다 무조건 올라갈 수 밖에 없다”면서 “수수료율의 경우에는 당국에서 4% 이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기 때문에 향후 올라갈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기존 보험다모아는 비영리로 협회 차원에서 운영했기 때문에 접근성, 인지도가 많이 떨어졌다”면서 “하지만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이 운영하는 비교추천서비스는 소비자 접근성과 편의성이 훨씬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업 차원에서 마케팅도 활발히 할 것이고, 당국에서도 관심이 높아 플랫폼 성격에 맞는 다양한 보험 상품이 많이 출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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