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했던 손흥민의 골이 터졌지만 결과는 2-2, 무승부였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요르단에 시종 끌려다닌 끝에 간신히 승점 1점을 획득하는 데 그쳤다.
20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투마마 스타디움에서 펼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E조 2차전에서 대한민국과 요르단이 2-2로 비겼다. 양 팀은 승점 1점씩을 나눠가졌다.
한국 주장 손흥민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실점하는 상황이 많았다. 개선돼야 한다”고 말하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사령탑을 맡은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은 64년 만에 ‘역대 최강 전력’으로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 15일 1차전에서 바레인을 3-1로 완파한 한국은 이날 조별리그 선두인 요르단을 잡고 조기에 16강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지으려 했지만, 복병 요르단 공략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한국은 전반 9분 만에 손흥민(토트넘)이 패널티킥으로 얻은 기회를 골로 연결하면서 앞서나갔다. 대한민국 캡틴 손흥민은 패널티 박스 안 쪽에서 돌파를 시도하며 직접 만든 패널티킥 기회를 ‘파넨카(칩슛 형태의 패널티킥)’ 골로 직접 마무리까지 지으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선제골을 넣은 손흥민은 A매치 42골(119경기)로 역대 A매치 득점 2위 황선홍 올림픽대표팀 감독(103경기⋅50골)과 격차를 8골로 좁혔다. 1위 기록은 차범근 전 감독이 기록한 136경기 58골이다.
하지만 요르단의 공세가 거세지자 한국 수비는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37분 코너킥 상황에서 박용우가 자책골을 범하며 동점을 허용한 한국은 전반 추가시간 야잔 알나이마트에게 역전골까지 허용하면서 요르단에 1-2로 뒤진 채 전반을 마무리했다.
후반전은 치열한 공방이 펼쳐진 전반과 달리 경기 내내 지지부진한 흐름이 이어졌다. 한 골 차 리드를 잡은 요르단은 눈에 띄게 시간을 끄는 플레이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고, 결국 주심이 요르단 골키퍼 아부 라일라에게 구두 경고를 주기도 했다.
경기가 끝나가던 시점에서도 대한민국은 포기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고 요르단 골문을 두드리던 한국은 마침내 동점골을 터트렸다.
후반 46분 손흥민이 박스 안에서 영리한 플레이로 건넨 패스를 황인범(즈베즈다)이 날카로운 슈팅으로 연결했다. 요르단 골문을 향해 날아간 공은 야잔 알아랍에게 맞고 굴절되면서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요르단의 자책골로 기록된 이 골이 이날 경기의 마지막 골이었다.
요르단과 한국 모두 1승 1무로 승점 4를 기록한 가운데, 골 득실에서 앞선 요르단(+4골)이 한국(+2골)을 제치고 조 1위를 유지했다.
조 2위인 한국은 25일 오후 8시30분에 알와크라 알자눕 스타디움에서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최종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이 E조에서 1위를 차지하면 D조 2위와 16강전을 벌이게 되는데, 현재 시점에서는 일본이 상대가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일본은 하루 전인 19일 이라크에게 1-2로 충격패를 당하면서 조 2위로 내려앉았다.
만약 한국이 E조 2위를 차지한다면 F조 1위와 16강에서 만난다. F조에선 현재 태국이 1위, 사우디아라비아가 2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