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와 동행하는 게 정의입니다”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장을 역임 노승권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가 인터뷰 시작 꺼낸 말이다. 노 변호사는 가습기살균제의 인과를 밝힌 지금도 피해자들을 위해 싸워나가고 있다. 그는 약자가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대구 중구·남구에 출사표를 던졌다.
노 변호사는 22일 쿠키뉴스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검사 시절 경험과 지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인터뷰 첫 질문으로 ‘검사’ 시절 기억에 남는 사건을 묻자 가습기살균제 사건과 폭스바겐아우디 그룹의 배출가스 시험성적 조작 사건을 꺼내 들었다.
그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 수사를 통해 미궁에 빠질 뻔한 폐 질환 사망과 피해 사건을 세상에 알리게 됐다. 피해자들이 산소 호흡기를 끼고 있는 모습에 분노를 감출 수 없었다”며 “수사팀의 열정과 정의감도 중요했지만 이를 밝혀낸 국내 전문가의 도움이 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유를 알 수 없는 폐 질환으로 사망하거나 폐가 망가진 영상사진 수 만장을 판독하고 연구한 아산병원의 의사께 경의를 표한다”며 “독성학 전문가와 화학물질 전문가 등의 노고 덕에 인과관계를 밝히고 제조업체에서 독성실험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폭스바겐아우디 그룹의 시험성적 조작’ 사건에 관해 본사의 사과와 피해보상을 이끌어 낸 점을 강조했다. 노 변호사는 “당시 세계 1위 자동차기업인 폭스바겐아우디 그룹의 배출가스 시험성적 조작 사건을 수사해 독일 임원을 대한민국 검찰로 보내 수사를 받게 했다”며 “차량 구입자들에게 차량당 100만원의 보상을 받게 했다”고 말했다.
정치권 입문 계기로 국민에게 외면받는 현실을 꼬집었다. 기성정치의 카르텔이 유능한 신인의 참여를 막아 정말 필요한 지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노 변호사는 “지난 대선 대구 중구·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시 지역에 관심을 두고 많은 분을 만나 사정을 청취했다”며 “이 과정에서 현재의 정치가 국민에게 외면받는 이유를 알게 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치권에 입문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에 대해 명확한 비판을 할 수 있는 지식인의 현실정치 참여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각 정당에서 인재영입을 하고 있지만 절실해 보이지 않는다”며 “기성정치권이 카르텔을 만들고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해 정치개혁과 발전이 이뤄지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노 변호사는 윤석열 대통령과 연이 깊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첨단수사과장과 중앙수사부 1과장, 대구고검 차장검사, 서울중앙지검 1차장 검사를 역임할 당시 윤 대통령과 함께 근무한 바 있다.
윤 대통령과 인연에 대한 질문에 “윤 대통령과 오랜 기간 함께 근무한 전력이 있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뛸 것”이라며 “윤 정부의 성공을 위한 키맨의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대구 중구·남구는 토양…발전 초석”
인터뷰 중 노 변호사는 대구 중구·남구를 ‘토양’에 비유하는 등 고민과 애착도 드러났다. 그는 “제가 태어나고 어머니와 동생이 사는 고향이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의 저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해준 고마운 존재”라며 “공직 생활 마지막 고향의 기관장인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근무한 복 받은 공직자”라고 말했다.
노 변호사는 대구 중구·남구의 선결 과제로 ‘청년 일자리’ 문제를 꺼내 들었다. 청년 인구 감소 문제와 저출산, 인구감소, 고령화, 지방소멸, 저성장은 대한민국 미래의 위험신호라고 경고했다. 청년 일자리 문제가 해결돼야 지방지역의 경제가 활성화돼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은 청년 인구 대부분이 수도권으로 이탈하는 등 심각한 상황을 겪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이들이 지방생활을 감수하고 보람을 느낄 일자리가 확보되지 않으면 백약이 무효”라고 설명했다.
또 ‘22대 국회에 입성 후 하고 싶은 의정활동’에 대한 물음에 “대구 중구·남구가 상대적으로 수도권과 타 지역과 비교하면 발전 정도가 많이 떨어진 상태”라며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면 낙후된 지역의 재도약을 위해 초석을 다지는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질문으로 자신의 정치를 짧게 표현해달라 하자 주저 없이 ‘창의와 혁신의 장’이라는 말을 꺼냈다. 시대의 변화 속 창의와 혁신을 잃은 정치는 존재가치가 없다고 강조했다.
노 변호사는 “세상 모든 분야에 창의와 혁신이 필요하지만 정치권은 유독 중요하다. 시대의 변화에 맞춰 변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라며 “창의적인 사고를 통한 혁신으로 정치가 미래를 지향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대의 변화에 맞추지 못한 정치는 존재가치가 사라진다”며 “변화 속 의제를 제대로 잡아내는 정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전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