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화해 분위기’를 두고 ‘아바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이 차별화에 실패하면 해당 전략이 탄력을 받아 ‘정권심판론’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과 한 비대위원장의 만남을 ‘정치쇼’라고 직격했다. 그는 “전날 서천시장 장면은 참 인상적”이라며 “절규하는 피해 국민 앞에서 그것을 배경으로 정치쇼를 한 점은 아무리 변명해도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비대위가 설립되는 시점부터 ‘아바타 전략’을 강조했다. 서천특별시장 화재 현장 회동에 관해서 ‘당무 개입’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윤영덕 민주당 의원은 전날 “대통령은 당무 개입과 선거 개입을 노골적으로 한다”고 지적했다. 강선우 민주당 의원도 같은 날 “한 위원장을 찍어 내리려 한 윤 대통령의 노골적인 당무 개입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이 당무 개입을 강조하는 것은 한 비대위원장에 대한 ‘아바타 전략’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박성준 민주당 의원은 지난 16일 국민의힘 비대위를 두고 “대통령이 아예 아바타 세워놓고 직접 당무를 보고 공천도 다 알아서 하겠다는 말 아니냐”고 비판했다.
아바타 전략 강화의 배경은 ‘정권심판론’이다. 한 비대위원장이 윤 대통령의 측근인 만큼 당내 공천에 윤심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국민의힘 표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키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한 위원장이 윤 대통령에게 화해 메시지를 전하면서 ‘아바타 전략’에서 벗어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차별화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당정관계’ 문제를 직격했다.
허은아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한 위원장이 어제 보여준 모습으로 당정의 수직 관계가 여전하다고 생각했다”고 평가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수평적 당정관계와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할 수 있는 배짱력은 부족하다”며 “대통령 입장에서는 한 비대위원장을 쫓아내고 싶지만 병력도 실탄도 없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는 한 비대위원장이 정권심판론과 아바타 전략에서 벗어나기 위해 더 강한 대처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화해 분위기’로 민주당의 프레임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한 비대위원장의 90도 인사로 (화해 분위기를 조성해) 차별화는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며 “차별화하려면 더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민의 시선에서는 ‘윤석열 아바타’ 프레임이 더욱 강화됐을 것”이라며 “민주당이 정권심판론을 강화할 포석을 깔아준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평가했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