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눈속임 상술인 이른바 ‘다크패턴’이 내년부터 법으로 금지된다. 다크패턴 규율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부당 상술에 대한 체계적인 규제가 마련될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온라인 눈속임 상술 규율을 위한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및 소비자중심경영인증 유효기간 연장 등을 위한 소비자기본법 개정안이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다크패턴은 소비자 착각이나 부주의를 유발해 불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도록 유도하는 판매 방식을 말한다. 코로나19 이후 전자상거래 및 모바일 앱 사용이 증가하면서 다크패턴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급증하는 추세다.
실제 다크패턴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경험 비율은 매우 높게 나타났다. 공정위에 따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계약이 자동 갱신·결제되는 ‘숨은 갱신’ 유형이 92.6%로 가장 많았다. 특정 상품 구매 과정에서 다른 상품 구매 여부를 질문하면서 옵션을 미리 선택하는 ‘특정옵션 사전선택’도 88.4%에 달했다.
공정위는 다크패턴 피해의 심각성을 고려해 지난 4월 다크패턴 금지 종합대책을 발표했고, 가이드라인 제정 및 실태조사를 추진해 왔다.
이번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정기 결제 대금의 증액, 재화 등의 무상 공급 이후 유료 정기 결제 전환 시 소비자 동의 의무화 △소비자의 착각·부주의를 유발해 불필요한 지출 또는 서비스 가입 등을 유도하는 행위 금지 △사업자 및 사업자단체의 금지행위 예방을 위한 규율 자율화 △다크패턴 규율을 위한 시정조치·과태료 규정 신설 및 수정 등이다.
공정위는 개정된 전자상거래법이 시행되면 온라인 인터페이스의 교묘한 조작을 통한 소비자의 착각, 실수 유발 등 기존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보기는 어려웠던 행위들을 차단함으로써 소비자 피해 예방 및 권익 보호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정 법률안은 정부 이송, 국무회의 등의 절차를 거쳐 공포될 예정이다.
공정위는 “개정 법률안이 공포되는 대로 조속히 하위 법령을 정비해 법 시행에 차질이 없도록 준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다크패턴은 그동안 계속 문제가 제기돼 있다. 다크패턴 종류와 양태가 다양해 온라인 마케팅과의 구별도 쉽지 않아서다. 일부 다크패턴 유형은 현행법으로 규율이 어려워 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법적 규율이 마련된 만큼 앞으로 온라인 다크패턴에 대한 규제도 강화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현행 제도만으로는 다크패턴에 완벽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 하에 추가적인 법안 제정을 추진 중에 있다.
전문가는 다크패턴 규제가 시장에서 효력을 발휘하려면 애매한 규정에 대한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안승호 숭실대 경영학과 교수는 “다크패턴을 민사·형사상으로도 규정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법적 규제에 대한 실효성은 있겠지만 규정이 정확하게 잘 이뤄지는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