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새로운 로고와 상징을 공개하면서 이미지 변신을 꾀했다. 당이 성공적인 혁신을 이루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병행되어야 한단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4일 8년 만에 새로운 PI를 공개했다. 새 PI에는 파랑·보라·초록으로 구성된 삼색 깃발이 들어갔다. 각 색깔은 민주, 미래, 희망을 상징한다. 특히 기존 6개 색깔을 압축해 3개로 사용해 당 정체성 더욱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정당에서 색깔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건 1987년 대선 때부터다. 초기에는 보수당인 민주정의당이 파란색을, 진보당인 평화민주당이 노란색·초록색을 사용했다. 이후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이 붉은색을, 민주당이 파란색을 사용하며 현재의 정당색 이미지가 만들어졌다.
정당들이 특정 색깔을 내세우는 이유는 ‘정체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정당 색깔을 통해 쉽게 다른 정당과 차별화하고, 유권자들이 직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선거철이 되면 각 정당색으로 드레스코드를 맞춰 선거 유세를 하는 것도 이러한 ‘컬러 마케팅’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색깔을 활용해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기도 한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지난 11일 탈당 기자회견에 앞서 ‘자주색’ 넥타이를 맸다. 앞서 민주당 대표 시절 ‘파란색’ 넥타이를 즐겨 맸던 것과 대비되는 행보로 탈당 메시지를 전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정당색 개편을 두고 ‘혁신’과 ‘차별화’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당색 변경은 가장 쉽고 빠른 쇄신 메시지가 된다. 대중들이 색깔로 정당을 구분 짓는 만큼 시각적으로 변화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24일 PI 선포식에서 “(이번 PI 변경은) 우리 민주당이 지켜온 가치를 더 확대하고 국민의 기대 수준에 맞게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특히 제3지대 신당들이 새로 부상하며 당명을 일일이 기억하기 어려울수록 정당 상징색의 효과는 커진다. 민주당은 현재 사용하는 ‘파랑색’과 과거 민주당이 사용하던 ‘초록색’을 더해 정통성을 견지했다. 빨강과 파랑이 섞인 ‘보라색’은 통합의 메시지를 전함과 동시에 타 정당의 색깔 사용을 견제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전문가는 정당 색깔을 바꾸는 것보다 얼마나 근본적으로 혁신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6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정치는 ‘상징’이 가지는 의미가 크다. 정당을 상징하는 색깔을 바꾸는 것은 혁신 메시지를 주기에 충분하다”며 “특히 변화와 개혁 요구 목소리가 많을수록 효과는 더욱 커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이미지만 바꿔서는 의미가 없다”며 “총선을 앞두고 동시에 공천관리를 통한 인적 쇄신이나 비전 메시지 전달 등 근본적인 혁신 의지를 보여줘야 국민들에게 그 진정성이 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