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조별리그 1승2무, E조 2위라는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아들고 16강전에 올랐다. 일각에선 난적 일본을 피한 좋은 대진이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가운데, 뒤가 없는 토너먼트 첫 번째 경기에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사우디와 격돌한다.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한국은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전을 펼친다. 상대는 역대 전적 18전 5승8무5패로 호각지세를 이루고 있는 중동 강호 사우디아라비아. 지도력 논란이 잇따르고 있는 클린스만과 달리 이탈리아 명장 로베르토 만치니가 이끌고 있는 사우디는 현재 한국 입장에선 결코 만만하게 볼 상대가 아니다.
만치니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 참가국 24개 팀 중 감독 연봉에서 압도적인 1위다.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선수권대회 등 세계적인 무대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명장으로 축구 팬들에겐 친숙한 이름이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고액의 연봉을 들여 만치니 감독을 선임할 수 있었던 건 국부펀드(PIF)의 흘러넘치는 오일머니 덕분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
16강전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클린스만 감독과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중앙 수비를 맡고 있는 김영권(울산)이 공식 인터뷰에 나섰다.
김영권은 “수비에 문제는 분명히 있지만, 대량 실점이 조별리그에서 나와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토너먼트에서 그렇게 실점하면 결과에 영향이 있다. 내일은 대량 실점 하면 안 된다는 걸 모든 선수가 잘 알고 있다. 잘 준비해서 경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영권은 “우리 대표팀이 승리할 수 있도록 어느 위치에서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 사령탑 클린스만 감독 또한 여유로운 모습을 견지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를 존중한다”면서 “로베르토 만치니 사우디 감독을 선수 시절 많이 상대해봤다”고 말했다.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과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1964년생 동갑이다. 양 팀 감독은 현역 시절 세리에A에서 대결을 펼치기도 했다.
이어 클린스만은 “16강전은 상당히 기대되는 경기”라며 “토너먼트 첫 경기를 빨리 치르고 싶다. 사우디라는 강팀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국이 조별리그에서 졸전을 거듭하며 조 2위(1승 2무)로 간신히 토너먼트에 진출할 때, 16강 상대 사우디는 보다 완성도 높은 축구로 조 1위(2승 1무)를 꿰차며 여유 있게 조별리그를 마무리했다.
수비에 심각한 문제를 나타내며 조별리그 3경기에서 무려 6실점 한 대한민국과 달리, 사우디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페널티킥으로만 1실점 하는 ‘빗장 수비’를 과시했다. 이는 원조 빗장 수비 이탈리아 아주리 군단 출신의 만치니 감독 부임과 무관하지 않다.
그럼에도 만치니 감독은 “한국은 이번 대회 가장 위협적인 팀”이라며 고평가했다. 이어 “한국이 비록 조별리그에서 6골을 내줬지만, 강점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면서 “사우디는 역습을 통해 찬스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만치니 감독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사우디 주장 알리 라자미는 “내일 경기장에도 수만 명의 사우디 팬들이 방문해 우리를 응원할 것이고, 우리가 더 나은 경기를 펼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한국과 사우디의 16강전은 한국시간으로 31일 오전 1시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킥오프한다.
한편 한국을 방문한 데이비드 베컴(48)은 “손흥민은 인품도 실력도 뛰어난 선수”라며 “아시안컵에서도 지금처럼만 한다면 한국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응원했다.
베컴은 29일 서울 명동의 아디다스 브랜드 플래그십 서울에서 열린 ‘프레데터 출시 30주년 기념 전시’에 참석해 팬들과 ‘데이비드 베컴 인 서울’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이영재 기자 youngj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