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선 매크로(자동 입력 프로그램)를 사용해 부정하게 티켓을 예매하거나 티켓에 일명 ‘플미’(웃돈)를 붙여 파는 암표에 최대 1억원이 넘는 벌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이하 음레협)은 문화 산업이 발달한 일본·중국·타이완·미국·캐나다(온타리오주)·프랑스·벨기에 등 7개국의 암표 규제를 비교 조사한 보고서를 30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은 매크로를 이용해 입장권을 구매하거나 재판매할 경우 최대 1500달러(약 200만원)의 벌금을 물린다. 한 차례 벌금을 내고도 추가 범행을 하면 최대 5000달러(약 666만원)까지 벌금이 오른다.
일본은 입장권을 판매가보다 비싸게 재판매하는 것을 불법 전매로 규정한다. 경기장 주변 암표 거래는 물론,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거래도 단속 대상으로 삼는다. 불법 전매를 저지르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만엔(약 9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한다.
타이완은 액면가나 정가보다 비싸게 재판매하는 입장권을 암표로 간주한다. 암표를 적발할 경우 액면가나 정가의 10~50배에 해당하는 벌금을 부과한다. 컴퓨터 조작 등 부당한 방법으로 입장권을 구매하면 3년 이하의 징역과 300만타이완달러(약 1억3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내게 한다.
캐나다는 공연이 임박한 경우 입장권 재판매를 가능하게 하되 2차 판매 총 가격이 입장권 액면가의 5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5만캐나다달러(약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2년 미만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프랑스는 암표 적발 시 1만5000유로(약 2200만원)의 벌금을 물린다. 벨기에는 최대 6만유로(약 8700만원)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이 같은 법 규정은 대부분 매크로가 등장한 2018년 이후 제정됐다. 반면 한국의 암표 관련 법은 50년 전에 만들어져 한 번도 개정되지 않았다. 올해 3월부터 개정된 공연법이 시행돼 매크로를 이용한 입장권 부정 판매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으나 업계는 실효성을 의심하고 있다.
윤동환 음레협 부회장은 “(한국은) K팝의 발전으로 문화 선진국이라고 외치고 있지만 법은 문화 후진국으로 범죄자들이 마음껏 불법행위를 할 수 있는 무법지대로 전락했다”며 “암표 범죄로 돈을 벌기에 최적화된 국가”라고 꼬집었다.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