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지난해 일본에서 수입한 농수산물과 식품 수입액이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 방류 논란에도 약 14%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본 농림수산성의 ‘2023년 농림수산물·식품 수출 실적’ 보고서 상 한국은 지난해 일본에서 농수산물과 식품 총 761억엔(약 6876억원)어치를 수입했다. 수입액은 전년보다 14.1% 증가했다.
한국은 중국(2376억엔)과 홍콩(2365억엔), 미국(262억엔), 대만(1532억엔)에 이어 일본의 수출국 5위에 올랐다. 일본산 식품 중에도 맥주 수입이 크게 늘었다.
한국 관세청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전년 대비 283.3% 급증한 5551만6000달러(약 740억원)로 2018년 이후 5년 만에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한일 정상회담 개최 등을 계기로 한일 관계가 개선되고 수출 규제 조치 이후 벌어진 일본 맥주 불매운동도 잦아들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 농림수산성은 “맥주, 위스키, 소스 혼합 조미료 등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한국 수출액이 전년보다 94억엔(약 850억원) 늘었다”고 설명했다.
일본의 지난해 농림수산물과 식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2.9% 증가한 1조4547억엔(약 13조1400억원)으로 11년 연속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사태로 침체했던 외식 수요가 회복한 데다 엔화 약세가 수출 증가 원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중국이 지난해 8월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응해 일본산 수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면서 중국의 일본산 농수산물과 식품 수입액은 전년보다 14.6% 줄었다.
중국의 수입이 감소한 것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