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술사이자 초콜릿 요리사인 윌리 웡카(티모시 샬라메)는 한가득 꿈을 안고 육지로 향한다. 자신이 만든 초콜릿을 세상 사람들에게 선물하고 싶어서다. 하지만 세상사가 마음처럼 돌아가진 아는 법. 가는 곳마다 바가지를 씌더니 ‘초콜릿 카르탈’에 내쫓기고, 여관 주인들의 계략에 휘말려 노예계약을 맺기까지 한다. 하지만 웡카는 포기하는 법이 없다. 자신과 같은 처지인 이들과 함께, 늘 꿈꿔오던 자신만의 초콜릿 가게를 만들기로 한다.
영화 ‘웡카’(감독 폴 킹)는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 작품이다. 웡카의 경쾌한 노랫말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시종일관 달콤하며 환상적인 맛을 선사한다. 하늘을 나는 두둥실 초콜릿을 비롯해 웡카가 개발한 신비로운 마법 초콜릿들이 호기심을 자아낸다. 동화 속 세계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영상과 감미로운 노랫말들 덕에 눈과 귀가 내내 즐겁다.
디저트의 성지로 꼽히는 달콤 백화점에 일찌감치 자리를 잡은 초콜릿 업자들은 웡카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자신들이 비싼 값으로 상류층에만 공급하던 초콜릿을 웡카가 모두에게 저렴한 값으로 팔아서다. 이들은 초콜릿을 미끼 삼아 경찰청장까지 매수해 웡카를 내쫓을 궁리만 한다. 그럼에도 웡카는 기죽지 않는다. 세상에 초콜릿을 나눌 때 자신의 곁에 있겠다던 모친의 유언을 떠올리며 모두와 초콜릿을 나눌 생각뿐이다.
전형적인 선악구도에 다소 뻔한 이야기지만 유치함보다는 재미가 가득하다. 클리셰 범벅인 이야기를 흥미롭게 구성한 각본과 이를 쫀쫀하게 담아낸 연출력 덕이다. 욕심쟁이 부자들과 대립하는 사회적 약자들의 구도부터 자신에게 놓인 고난을 재치 넘치게 빠져나가는 웡카의 모습 등이 보는 맛을 더한다. 뮤지컬 영화답게 보기만 해도 흥이 차올라 절로 웃게 된다.
웡카를 연기한 티모시 샬라메의 매력이 어느 작품보다도 빛난다. 어수룩하면서도 반짝이는 티모시 샬라메의 웡카를 보면 그가 전 세계에서 인기인 이유를 납득할 수 있다. 함께 연기한 배우들 모두 제 역할을 완벽히 수행한다. 여관 주인들부터 초콜릿 연합까지 악역을 도맡은 이들의 능청맞은 연기가 웃음을 자아낸다. 움파룸파로 변신한 휴 그랜트의 변신은 놀랍다. 그의 존재 자체가 ‘웡카’의 치트키다. 연기자들의 차진 호흡과 빼어난 만듦새가 어우러지니 완성도가 높아지는 건 당연지사다. 영화가 끝나도 두둥실 떠오른 마음이 쉬이 내려앉질 않는다. 온 가족과 함께 보기에도 좋다. 쿠키영상은 없다. 31일 개봉. 전체 관람 등급. 상영 시간 116분.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