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문제, 남의 일 아냐…전 세대 머리 맞대야” [쿡 인터뷰] 

“청년문제, 남의 일 아냐…전 세대 머리 맞대야” [쿡 인터뷰] 

전예현 청년과함께 포럼 대표 인터뷰 

기사승인 2024-02-04 06:00:01
지난달 29일 서울 여의도에서 쿠키뉴스와 인터뷰 중인 전예현 ‘청년과 함께’ 포럼 대표. 사진=박효상 기자

“청년 문제는 남의 일이 아냐. 전 세대가 함께 풀어야 할 과제” 지난 20일 출범식을 열고 공식 활동을 개시한 ‘청년과 함께 포럼’의 전예현 대표의 말이다. 현재 ‘청년 문제’라고 표현되고 있는 것들이 청년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대가 머리를 싸매고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국가적 과제라는 의미다. 

강원에서 상경해 ‘서울살이’ 경험이 있는 전 대표는 본인의 청년 시절의 고단한 경험이 청년 문제에 특별히 더 관심을 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학 시절 스스로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온갖 아르바이트에 나섰고, 수시로 이사를 해야만 했던 경험이 있기에 지금 청년 세대의 고민과 어려움을 절실히 이해한다는 것이다. 강원도에서 근무 시절 반값 등록금 정책 분야에서 활동한 것도 청년 문제의 심각성을 알게 된 계기다. 

전 대표는 “개인적으로 청년 시기에 너무 힘들게 살아서 청년들이 더 이상 같은 문제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그동안 (정치권은) 무엇을 했느냐”고 반문했다.

최근 여야 정치권이 내놓은 저출생 대책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당장 문제를 해결할 수준의 논의까지 이뤄지지는 않았지만, 국민 앞에서 공약·정책 경쟁을 하는 모습은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년들이 이제까지 저출산 정책의 효능을 체험하지 못했다”며 “당장 재원 마련의 방법이라든지 현금성 지원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 수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나 검토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담 부처가 반드시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도 위원회 형태로는 존재했으나 해당 업무를 전담하는 부처가 없어 실효성을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전 대표는 “부처가 있어야 사업의 연속성과 전문성이 생기고 예산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다”며 “여야 모두 인구 소멸·저출산 관련한 부처를 만들겠다는 입장인 만큼 총선이 끝나자마자 빨리 실행해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 대표는 여야 양당이 저출산 공약을 발표하기 약 한 달 전인 지난달 9일 ‘청년희망프로젝트’ 1편 유튜브 영상을 공개했다. 저출산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과 함께 선거 때가 돼서야 ‘청년’ 문제를 꺼내 드는 정치권을 질타하는 내용이었다. 17년간 332조원 규모의 예산을 지출하고도 출산율 꼴찌를 기록한 것은 진정성 없이 상황만 모면하려는 정치권의 안일한 태도 때문이라고 비판했으며, 첨단무기 도입 예산이 저출산 예산에 포함된 구체적인 사례도 들었다. 해당 영상 덕분인지 여야 양당이 제시한 공약에는 전 대표가 제시한 내용들이 상당수 반영됐다.

지난달 20일 ‘청년과 함께’ 포럼 출범식에서 발언하는 전예현 대표. 사진=황인성 기자

정식 출범한 포럼의 명칭 ‘청년과 함께 포럼’인 이유에 대해서는 “청년 현안들이 결코 청년세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삶의 현장에서 어려움을 직면한 청년들이 가장 크게 문제를 인식하고 있지만 지금의 청소년들도 곧 청년이 되고, 또 인구 구성에 따라 장년층 이상을 부양하는 사회 구조적 문제를 초래한다는 이유에서다.

포럼을 구성하는 전문위원들을 청년 그룹과 청년 이외의 정책 전문가 그룹으로 나눠 짠 것도 그 이유다. 청년들이 현장의 이야기를 가감 없이 전하고 정책 전문가 그룹들이 토론하고 소통해 정책 제언으로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현직 모델이자 출판사 CEO로 활동 중인 20대 선은지 대표가 대표적인 청년 전문위원 중 한 명이다.

전 대표는 “지난 20일 출범식에는 어린이부터 60대 이상의 중년층까지 다양한 세대가 참석했다”며 “청년 문제가 특정 세대만의 문제가 아니고, 지금 함께 풀어야 하기 살 수 있기에 다 같이 지혜로 모으고, 사회적 합의를 이루자는 취지”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청년과의 소통, 현장 활동, 정책 제안의 3단계 활동을 목표로 삼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 청년 문제를 다루는 기성 정당의 청년조직과도 성격이 다르다고 분명히 말했다. 전 대표는 “정당에 속해 있으면 편하게 할 수 없는 것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보다는 민간 조직이 더 활동 측면에서는 자유롭다”며 “정당의 역할도 있지만 담아내지 못하는 부분은 오히려 이런 민간 포럼들이 많이 제안해야 한다. 지난해 포럼에서 진행한 우즈베키스탄 문화 교류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앞으로 활동 계획에 대해서는 “총선을 마치면 국회의원실과 지자체 등과 공동으로 정책 포럼을 열고 구체적인 정책 제안과 활동을 펼칠 것”이라며 “이미 문의해오는 지자체들도 여럿 있다”고 설명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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