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출신 ‘텃밭행’…與현역 험지 희생 ‘반감’

용산 출신 ‘텃밭행’…與현역 험지 희생 ‘반감’

하태경 등 현역들, 수도권 험지 출마 선언
장관 출신들도 수도권 도전장
용산 다수는 강남·TK 등 양지 출마 고려

기사승인 2024-02-06 06:00:21
국민의힘 중앙당사. 쿠키뉴스 자료사진

국민의힘 소속 일부 현역 의원들과 장관급 인사들의 험지 출마 선언이 잇따르지만 용산 대통령실 인사들의 연이은 ‘양지’ ‘텃밭’ 출마로 희생 효과가 반감되는 모양새다.

6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3선 하태경 의원을 비롯한 초·재선 의원 여럿이 수도권 험지 출마 연달아 선언하고 있다. 앞서 마포갑 출마를 위해 노력해온 이용호 의원과 최승재 의원은 각각 서대문갑, 경기 광명갑 지역구 출마로 전환했고, 보수의 안방 강남갑을 지역구로 둔 태영호 의원도 보수 험지인 ‘구로을’ 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초선 비례대표 의원들도 다수 수도권 지역구에 출마 도전에 나서고 있다. 한무경 의원은 경기 평택갑, 이용 의원은 경기 하남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같은 현역 의원의 수도권 출마 쇄도에 장관 출신 인사들도 희생을 기치로 내걸고 수도권 출마에 속도를 내고 있다.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고향인 ‘수원병’에서 출마하고,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서울 중‧성동구을,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영등포을에 자리 잡았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은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예비후보 등록을 해 정면 승부 의사도 보였다.

현역과 중량급의 장관 출신 인사의 수도권 험지 출마 행보에 정치권은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경쟁력 있는 인사들이 험지에 출마하면서 국민에게 더 쉽게 표를 호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소 수세로 보이는 수도권 총선 국면에서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치평론가인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장도 쿠키뉴스에 “이번 총선은 중간평가 성격이 강하다”며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분야별 책임자들이 국민에게 정책 평가 심판을 받는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정면 승부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용산 출신 인사들의 양지 또는 텃밭행에 희생의 효과는 반감되고 있다. 대통령실 근무 이력을 가진 이들 상당수가 보수세가 강한 강남 3구 또는 영남권에서 출마를 준비 중이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용산 출신 인사의 양지 출마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특혜는 없을 것이라며 여론 진화에 나서고 있다. 대통령실은 최근 기자단 공지를 통해 “대통령은 누구도 특혜받지 않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 공천을 당에 누차 당부한 바 있다”며 용산 인사라고 해 특별 대우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 역시 기자들을 만나 “공천을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로 배분할 수 없다”며 “다만 유리한 지역에 간 사람들은 경선이나 기준에 맞는 공천을 하면 된다”고 했다.

윤상호 기자 sangh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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