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지주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밑돈 ‘어닝 쇼크’를 기록했으나 증권가에서는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어 주목된다. 주주친화정책 강화와 자기자본이익률(ROE) 제고 전망이 배경으로 분석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권사들이 우리금융의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신증권은 우리금융의 목표주가를 기존 1만5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올렸다. 키움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목표주가를 각각 12.5%, 13%씩 상향했다.
이는 최근 우리금융이 부진한 실적을 기록한 것과 정반대의 양상이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4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4.5% 급감한 78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기대치를 72% 하회한 부진한 실적이다.
이는 경기 대응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대규모 충당금 적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은 지난해 4분기 미래경기전망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은행 취약부문과 관련된 추가 충당금을 5250억원 적립했다. 당초 추가 충당금 적립 규모인 2000억원을 상회한 수준이다. 민생금융 관련 비용도 1694억원이 반영됐다.
연간 실적으로 봐도 실적이 크게 하락했다. 우리금융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3조1417억원) 대비 19.9% 감소한 2조5167억원을 기록했다.
그런데도 증권사들이 우리금융의 목표주가를 올린 이유는 주주환원 확대 강화 방침이 주된 이유로 꼽힌다. 중장기적 ROE 제고와 자본비용 축소가 예상되는 점도 원인이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의 배당성향은 지난 2022년 26.2%에서 29.7%로 상승했다”며 “자기주식 매입 1000억원을 합산할 경우 주주환원율은 33.7%로 뛰었다. 연간 배당수익률은 7.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형 은행주 중에서도 주가순자산비율(PBR)이 상대적으로 낮은 점과 올해 ROE 개선, 이를 바탕으로 한 주주친화정책 등을 감안하면 저 PBR 테마주에도 부합하는 주식”이라고 덧붙였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우리금융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부진하나, 자산건전성 관련 버퍼가 상당 부분 마련된 상황에서 주주환원 확대에 따른 중장기 ROE 제고 및 자본비용 축소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백 연구원은 “특히 충당금 커버리지비율이 229%로 크게 개선된 상황을 고려할 때 순이자마진(NIM) 하락에도 불구하고 올해 지배순이익은 3조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할 전망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금융은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 차원에서 증권업 진출도 고려하고 있다.
이성욱 우리금융 재무부문 부사장은 전날 컨퍼런스콜에서 “증권업 진출을 위해 규모와 상관없이 모든 잠재 매물은 검토 가능한 대상”이라며 “최근에 언론에 회자되고 있는 증권사(포스증권)도 그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M&A(인수합병)의 원칙은 적정 자본 비율 내 건전 경영 및 이익 극대화, ROE(자기자본이익률) 제고, 계열사 간 시너지 극대화이며,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