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 졸업식에서 졸업생이 강제 퇴장 당한 사태를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야당은 ‘독재정권’이라며 비판하는 한편 여당은 ‘적반하장’이라고 맞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군사정권 시절을 넘는 폭력적 국정 운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6일 윤 대통령이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 참석한 가운데, 카이스트 졸업생인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은 고성으로 정부의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비난하다 강제 퇴장 당한 바 있다.
이 대표는 “대학을 다니던 시절 소위 사과탄 가방을 멘 백골단은 정말 공포 그 자체였다”며 “사과탄과 백골단이 다시 등장하는 게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입법권까지 그들의 손에 넘겨주게 되면 정의와 상식이 다 무너진, 그야말로 절대왕정으로 복귀하지 않을까 심하게 우려된다”며 “경제 파탄은 계속될 것이고, 국민들의 입은 틀어 막히고 귀도 막힐 것”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독재정권’ 발언에 “터무니 없는 정치 공세”라며 정면 반박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녹색정의당은 경호원을 백골단에 비유하고 윤석열 정부를 독재정권에 비유하는 등 터무니없는 정치 공세를 퍼붓고 있다”며 일갈했다.
그는 이번 사태에 대해 “신 대변인은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대통령이 참석하는 중요 행사를 망치는 것을 사전에 계획하고 실행했다”며 “분명한 정치적 의도를 가진 행사 방해 행위일 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17일 몇몇 카이스트 동문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회견은 민주당 영입인재 6호인 황정하 박사 등 민주당 인사들이 준비한 것”이라며 “지난 달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소란 피우다가 경호원에게 격리됐을 때와 똑같은 적반하장식 행태”라고 꼬집었다.
윤 원내대표는 “야당의 모습을 보면서 다른 목적으로 교통사고를 유발하는 행태가 떠오른다는 국민들도 있다”며 “최소한의 정치적 예의와 금도를 지키라”고 덧붙였다.
권혜진 기자 hj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