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울려 퍼진 “경선 보장하라”…공관위 번복 가능성은 ‘희박’

여의도에 울려 퍼진 “경선 보장하라”…공관위 번복 가능성은 ‘희박’

여야 불문 단수·전략 공천 반발 연일 당사 앞 ‘항의 시위’
번복 가능성은 낮아…공천 번복 시 타 지역구도 불만 ‘속출’할 듯 
경선 요구자 일부는 범죄 경력도

기사승인 2024-02-28 16:15:51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 사진=황인성 기

“경선 보장하라”

총선을 42일 앞두고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는 공천 결과에 불복하는 예비후보의 외침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단수·전략 공천을 한 당의 결정 과정이 불투명·불공정하다는 주장으로 탈당 후 무소속 출마까지 언급하는 등 과격한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28일 쿠키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여야 각 정당의 공천 결과에 여러 후보가 반발하고 있다. 잡음이 많은 민주당은 물론 순조롭게 진행된다고 평가되는 국민의힘에서도 ‘불공정’ 공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이들 중에서는 범죄 이력 등을 가져 공천 자질 미달 후보들까지 경선을 요구하면서 총선판이 혼탁해진다는 비판도 있다.

국민의힘은 보수 텃밭으로 불리는 영남 지역에서 특히 강한 반발에 직면했다. ‘낙동강벨트’에 속한 김해을 지역구는 3선 조해진 의원이 단수 전략 공천됐다. 3선 중진의 희생을 강조하면서 지역구를 옮겨 전략 공천된 것인데 이를 두고 지역서 출마를 준비하던 김성우·김진일·박진관·서종길·이상률 등 5명의 예비후보가 거세게 반발했다. 이들은 경선을 실시하지 않은 채 전략 공천을 한 것은 결코 공정하지 못하다는 입장이다.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단일화 후 무소속 출마까지 불사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원조 ‘윤핵관’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에서도 공천 잡음이 일고 있다. 당 공관위는 해당 지역에 김대식 경남정보대 총장을 단수 공천했는데 출마를 준비 중이던 송숙희 전 사상구청장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송 전 청장은 23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아 피켓 시위를 벌이고 삭발식까지 진행했다. 그는 장 의원이 측근을 밀어 넣어 공천했다고 주장 중이다.

수도권 지역에서도 잡음이 나오고 있다. 장성민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이 단수 공천된 안산 상록갑의 경우, 지역에서 표를 다지던 김석훈 전 상록갑당협위원장이 경선 실시를 요구하며 당사 앞에서 항의에 나섰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부산 사상구 단수 공천 철회를 요구하며 송숙희 예비후보가 삭발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개호 민주당 의원이 단수 공천된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 지역구 예비후보들은 즉각 당 결정에 반발했다. 이들은 당 정책위의장인 이 의원의 사실상 ‘셀프공천’이 아니냐면서 재심 청구과 경선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또 안양동안갑에서도 경선 없이 민병덕 의원의 단수 공천을 결정하자 임채호 예비후보 측이 반발하면서 경선을 촉구했다.

다만 결정된 공천이 번복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각 당의 공관위가 심사의 기준을 정해 심사한 것이기에 결정을 번복할 경우, 다른 지역들에서의 반발도 봇물 번지듯 확산할 우려가 있다. 또 경선을 요구하는 예비 후보들 중에는 범죄 이력을 지닌 이들도 포함돼 있어 공천의 불공정성을 이유로 제시한다고 해도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산 상록갑 김석훈 예비후보는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에 따른 벌금형 100만원 등 총 4건의 범죄 이력을 선관위에 신고했다.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은 ‘풍속영업장에서 선량한 풍속을 해치거나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저해하는 행위 등을 규제하여 미풍양속을 보존하고 청소년을 유해한 환경으로부터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는 법 규정인데 이 범죄 이력이 국민의힘 공천기준에 걸렸을 가능성도 있다.

또 김해을 김성우 예비후보는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총 4건의 범죄 이력을 신고했다. 음주운전의 경우 21년 전인 지난 2003년의 범죄로 당의 공천 심사 기준을 근소하게 비겨가지만 여러 범죄 전과가 있는 만큼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을 수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월 공천 심사 기준 발표를 통해 성범죄·음주운전 등의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킬 만한 범죄 이력은 가차 없이 공천 배제하겠다는 엄중한 기준 세웠다.

국민의힘 내부 상황에 밝은 한 관계자는 쿠키뉴스에 “각 후보자가 어떤 사유로 공천 탈락했는지 일일이 확인해 주기 어렵다”며 “다만 범죄 이력이 있을 경우에는 더욱 엄격한 심사를 거쳐 판단됐을 것이다. 예전이면 묵과했을 사안들도 도덕성을 어느 때보다 강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인성 기자 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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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s1104@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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