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초단타매매(하이프리퀀시 트레이딩)를 통한 무차입 공매도가 시세조종 주범이라는 지적과 관련해 조사에 나설 방침을 밝혔다.
13일 금감원은 한국거래소와 함께 공매도, 자본시장 선진화 등을 주제로 ‘개인투자자와 함께 하는 열린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이복현 금감원장과 황선오 부원장보를 비롯해 각계 전문가와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토론에 참석한 박순혁 작가와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증권사 직접전용주문선(DMA) 관련 초단타매매(HFT)와 시장조성자(MM) 및 유동성공급자(LP) 관련 불법 공매도 의혹을 제기했다.
정 대표는 “외국인과 기관은 DMA를 이용해 고빈도 단타 매매를 하면서 시세조종에 관여하고 있다”며 “이를 통한 무차입공매도가 얼마든지 가능한 상황으로 조속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DMA는 초단타 알고리즘 매매를 위해 증권사를 거치지 않고 한국거래소와 직접 전산 시스템을 연결하는 고속 매매시스템을 말한다.
이 원장은 “DMA 초단타매매 관련해서 공매도와 직접 연결된 것이 아닌데 개인투자자들이 걱정하시는 부분을 잘 들었다”며 “관련 실태를 점검하고 이런 비슷한 (토론회) 포맷이나 다른 기회를 통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박 작가는 특정 종목의 장중 시총이 2800억원 증가한 사례를 들면서 MM, LP 관련 불법 공매도 의혹을 언급했다.
이에 대해 황선오 금감원 부원장보는 “LP는 위험 헤지(분산)를 위해 주식을 공매도해야 하기에 LP의 공매도는 공매도 금지에서 예외가 됐다”며 “그동안 불법 행위가 적발되지는 않았지만,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과 거래소 등 유관기관으로 구성된 테스크포스(TF)는 무차입 공매도를 실시간으로 차단하는 시스템 구현 방안을 논의 중이다. 관련된 전산화시스템은 향후 1~2개월 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이창희 기자 windo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