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인공지능(AI) 성능을 대폭 강화한 TV 신제품을 나란히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1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에서 미디어데이를 열고 ‘3세대 AI 8K 프로세서’를 탑재한 2024년형 Neo QLED 8K TV 신제품을 소개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장(사장)은 이날 연단에 올라 “올해 삼성전자가 갖고 있는 최고 기술력을 모아 본격적인 AI TV 시대를 열겠다”며 “삼성 AI TV는 온디바이스 AI를 바탕으로 개인정보를 안전하게 지킬 것이며, 집안의 여러 기기를 묶는 AI 홈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TV는 딥러닝을 통해 영상의 화질을 개선시킨다. 저해상도의 영상이라도 8K급으로 ‘업스케일링’해 선명한 화질을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202명을 대상으로 화질 체감 조사를 진행한 결과, Neo QLED 8K로 HD, FHD, 4K 등의 콘텐츠를 시청할 경우 자사의 다른 TV로 시청하는 것보다 평균적으로 1.8배 높은 해상도로 영상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특히 스포츠 콘텐츠에서 장점이 두드러진다. 야구에서 투수가 던진 강속구 등이 일그러져 보일 경우, 업스케일링을 통해 이를 선명하게 다시 표현한다. 어떤 스포츠 종목인지를 자동으로 감지해 움직임을 파악, 프레임을 추가하는 것이다.
신제품에 장착된 3세대 AI 8K 프로세서가 이를 가능하게 한다. 전년 대비 8배 많은 512개 뉴럴 네트워크와 2배 빠른 NPU를 가졌다. 백광선 삼성전자 프로는 “각 콘텐츠마다 화질의 특성이 다르기에 뉴럴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하다”며 “어떠한 재료가 주어져도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는 512명의 쉐프가 있다고 생각하면 편리하다. FHD, 게임, 라이브뉴스, 영화, 스포츠 등에서 각각 최대치의 화질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했다.
사운드에서 AI 기술이 적용됐다. ‘액티브 보이스 프로’는 각 콘텐츠마다 다른 음량 차이를 감지, 목소리를 분리해 증폭시킴으로써 대화 내용이 배경음에 묻히지 않도록 돕는다. 청소기 소음 등 외부 소음도 감지해 사운드를 최적화한다. 화면 내 움직임을 고려한 ‘무빙사운드 프로’도 인상적이다. 화면 내 발화자의 위치나 비행기 이동방향 등을 인지해 사운드 효과를 낸다.
AI TV를 통해 기기 간 연결성도 더욱 확대된다. TV를 시청하다가 화면을 바꾸지 않고 홈캠을 통한 집안 내 상황 파악이 가능하다. TV를 사용하지 않을 때도 위젯을 통해 날씨와 음악, 집안 상태, 가정 내 에너지 사용량 등을 확인할 수 있다. TV에 빅스비 명령을 통해 날씨를 알아보거나 조명을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다. 갤럭시 워치와 TV를 연결, 영상을 보면서 시선분산 없이 운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는 같은 날 2024년형 LG 올레드 TV와 LG QNED TV를 본격 출시한다고 밝혔다.
LG전자도 신제품에 AI 성능을 대폭 강화한 신규 프로세서를 장착했다. 강력해진 딥러닝 성능과 CPU, GPU 성능을 한층 높여 선명한 화질과 풍성한 공간 음향을 제공한다. 특히 올레드에보(M4/G4 시리즈)에는 알파11 프로세서가 장착됐다. 기존 알파9 대비 4배 더 강력해졌다.
세밀한 4K 화질 업스케일링과 사운드 보정도 이뤄진다. SD~FHD급 영상을 4K 해상도로 업스케일링 할 수 있다. 배경음에서 음성을 추출, 또렷하게 목소리를 전달하는 AI 보이스 리마스터링과 ‘장르맞춤 사운드’ 등이 가능하다.
LG전자의 스마트 TV 플랫폼 ‘webOS’도 AI를 기반으로 개인 맞춤형 경험을 강화했다. 리모컨에 “내 계정에 로그인해 줘”라고 말하면 AI가 목소리를 인식, 해당 계정으로 간편하게 로그인 돼 설정한 화질 모드와 자주 사용하는 콘텐츠로 구성된 홈 화면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화질 모드를 설정할 때는 주어진 이미지 중 선호하는 것을 고르기만 하면 AI가 이를 분석해 약 8500만개 모드 중 취향에 가장 맞는 화질로 바꿔준다.
LG전자는 국내에 이어 이달 말 북미, 다음달 유럽 등 글로벌 약 150개국에 TV 신제품을 순차 출시할 예정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