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가 30개의 특검법과 특검법개정안을 발의했다. 특검법과 개정 중 40%는 윤석열 대통령의 당선 직후부터 지금까지 집중적으로 발의됐다. 정치권에서는 여야가 특검법으로 총선 전까지 격돌해 민생이 실종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의안정보시스템을 살펴보면 ‘특검’ 관련 법안은 총 30개로 윤 대통령의 당선일인 지난 2022년 3월 9일 이후 발의된 것은 12개다. 이 중 8개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대상으로 한 특검으로 66.7%에 육박했다.
여당과 야당이 특정인물을 대상으로 한 특검법을 발의한 차이도 크다. 국민의힘은 지난 2021년 9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관련 특검법을 1개 발의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6개)과 녹색정의당(1개), 새진보연합(1개)은 집중적으로 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주가조작 관련 특검법을 발의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특검법은 당선된 직후인 지난 2022년 3월 25일 두 건이 동시에 발의됐다. 김 여사의 특검법은 같은 해 8월을 시작으로 지난해 3월 말까지 꾸준히 발의됐다.
민생을 신경 쓰겠다는 정치권은 총선을 한 달 앞두고 또다시 ‘특검법’을 내걸고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일과 12일 민주당은 ‘채상병 사건’ 특검을 발의하고 전면전을 예고했다. 총선을 앞두고 발의된 특검법인 만큼 민심에 영향이 있어 양당 모두 촉각을 곤두세운 상황이다.
이종섭 호주대사의 출국을 두고 대통령실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충돌했다. 대통령실은 이 대사가 출국 전 스스로 조사를 받았다는 점과 6개월간 소환이 없었다는 것을 지적했다. 공수처는 출국금지 의견을 법무부에 제출했다고 반박했다.
與 거대야당의 입법폭거 vs 野 합법적인 국회 노력
정치권에서는 이 대사의 귀국에 무게가 실렸다. 다만 국민의힘은 공수처의 즉각적인 소환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7일 “이 문제는 총선을 앞두고 정쟁을 해 국민에게 피로감을 줄 문제는 아니다”라며 “(공수처는) 즉각 소환하고 (이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종섭 도주대사 소환은 대통령이 국민에게 첫 무릎 꿇는 사례가 될 듯”이라고 글을 남겼다.
21대 국회에서 벌어지는 ‘특검전쟁’에 여권은 ‘입법폭거’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특검법을 통해 흠집 내기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야권은 정부의 은폐에 맞서 국회가 할 수 있는 했다고 반박했다.
익명을 요구한 여권 관계자는 “거대야당이 보여줄 수 있는 입법 폭거의 최종판이다. 대통령 당선 직후 특검법 2개가 동시에 발의됐다”며 “모든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알겠지만 특검은 검찰 수사 이후 수사가 미흡하다고 판단했을 때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권 관계자는 “상식적인 정부여야 국민이 이해를 한다. 불리하면 사건을 무조건 덮고 은폐하려 했다. 이를 제대로 사실규명하지 않았던 게 쌓였다”며 “결국 국회가 합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는 특검남발이 ‘정치실종’에서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꼭 해야 하는 특검과 할 필요 없는 특검이 뒤엉키면서 여야의 대화가 불가능해졌다는 설명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여야가 서로 혐오에 가까운 배제를 해 대화가 단절됐다. 야당은 가장 강력한 무기인 특검을 꺼내들었다”며 “꼭 해야 할 특검과 아닌 특검이 뒤섞인 상태”고 말했다.
아울러 “하지만 특검이 남발돼 21대 국회의 특검이 정말 많았다. 정치실종으로 민생이 파탄 나고 있다”며 “여당은 무조건 거부를 행사하고 야당은 검찰 수사를 믿지 못한 상태가 됐다”고 지적했다.
임현범 기자 limhb9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