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고공행진에 대안 찾는 주류업계…“저렴해야 팔린다”

물가 고공행진에 대안 찾는 주류업계…“저렴해야 팔린다”

치솟는 물가·경기 불황에 ‘가성비’로 승부
음주 트렌드 고려한 프로모션 경쟁 치열

기사승인 2024-03-18 17:13:09
선양소주 상품 이미지. GS리테일

물가 고공행진으로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이 커지면서 편의점들이 가성비를 앞세운 저가 주류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편의점 업계 주류 최저가 경쟁이 고물가 상황에 다시금 불붙는 모양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편의점 업계 최저가 페트 소주인 ‘선양소주PET(640ml)’를 출시했다.
 
GS25와 맥키스컴퍼니가 물가 안정을 염두에 두고 개발한 상품으로, 같은 양의 페트 소주보다 약 15% 저렴하다. 

소주는 경기가 안 좋을수록 잘 팔리는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이다. 와인이나 위스키 등에 비해 2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연령대별 비중도 고르게 분포돼 고객층이 다양하다.

특히 페트형 소주는 2030이 선호하는 상품으로 꼽힌다. GS25에 따르면 지난해 페트형 소주를 소비한 2030 연령대 비중은 65.1%로 전년 대비 약 30% 포인트 증가했다.  
 
GS25는 고물가에 알뜰 소비가 늘어나면서 용량 당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페트형 소주를 찾는 고객이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또 젊은층 사이 홈술, 혼술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가볍고 분리배출이 쉬운 페트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했다고 보고 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최근 먹거리 물가가 치솟으면서 대표적인 민생형 상품 소주의 가격을 낮춰 장바구니 부담을 덜고자 한다”며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상품으로 물가 안정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CU ‘밤값 막걸리’. CU
CU도 초저가 콘셉트의 ‘밤값 막걸리’를 오는 20일 출시한다. 기존 브랜드 상품 대비 최대 49% 저렴한 상품이다.

중간 마진을 낮추고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해 전통 막걸리와 유사한 1500원으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밤, 땅콩, 옥수수, 고구마 맛이 가미된 플레이버 막걸리는 MZ세대에게 특히 인기가 높다. 

지난해 연령대별 플레이버 막걸리 매출 비중을 보면 20대가 37.1%로 가장 높고 30대 32.3%, 40대 20.4%, 50대 7.8% 순으로 나타났다. 플레이버 막걸리를 즐기는 10명 중 7명은 20, 30대인 셈이다.

이밖에 CU는 고객의 알뜰 쇼핑을 돕기 위해 저가의 차별화된 주류를 꾸준히 내놓고 있다. 지난해 1000원대인 서민막걸리와 서민맥주를 선보였다. 두 상품은 출시 이후 인기를 끌며 지난달 말까지 서민막걸리는 100만개, 서민맥주는 70만개 이상이 판매됐다.

CU 관계자는 “기존 막걸리가 중·장년층이 주로 소비하는 주류였다면 최근에는 각종 플레이버 막걸리가 출시되며 2030 등의 젊은 층으로 고객층이 확대되고 있다”며 “물가 부담은 줄이면서 유통 트렌드를 이끄는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물가는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1% 상승했다. 지난 1월 2%대로 떨어진지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선 것이다.  

고물가와 함께 변화하는 음주 트렌드를 고려한 다양한 프로모션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주 소비층인 2030 젊은 세대의 경우 선호하는 주종을 소규모로 가볍게 즐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만큼 소비자와 시장의 요구에 맞는 트렌드를 반영한 저가의 주류 마케팅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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